코로나19 이후의 사회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각계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역시 오는 2021년에도 ICT최강국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선 지금부터 서두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Getty images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글로벌 ICT 선진국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누가 먼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느냐가 향후 ICT시장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ICT최강국’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우리나라도 자만해선 안 될 시점이 왔다. 우리가 선진국보다 앞서나가는 ICT분야는 더 격차를 벌리고, 뒤처지고 있는 부분은 따라잡을 수 있도록 기업·정부·연구원 등 모든 ICT 종사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우리나라의 ICT시장 전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내년 세계 ICT 시장 회복세… 반도체·디스플레이 시장 전망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10일 개최한 ‘2021 ICT산업전망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진행한 권호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은 내년 우리나라의 ICT산업생산은 올해 463조원에서 3.91% 성장한 481조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품목별로는 기기가 336조원, 서비스가 79조원, 소프트웨어가 66조원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호열 원장은 이 같은 회복세의 주요 원인으로 세계 경제회복세와 더불어 코로나19로 감소했던 ICT제품 생산의 회복과 언택트 관련 수요 증가를 꼽았다. 

실제로 IMF(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2020년 세계 GDP(국내 총생산) 성장률은 -4.4%다. 하지만 오는 2021년에는 약 5.2%의 GDP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ICT산업 수출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예상보다 빠르게 경기가 회복돼 올해 1,820억달러에서 12.1% 성장한 2,041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AI 기술의 확산과 언택트 트렌드 보편화로 ICT수출은 중장기적으로 4.3%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10일 개최한  ‘2021 ICT산업전망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진행한 권호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은 내년 세계 IT시장이 AI, 5G, 언택트 등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 컨퍼런스 화면 캡처

특히 권호열 원장은 내년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이 다시금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메모리 재고 조정 및 서버, AI 관련 수요 증가와 더불어 언택트 기조확산 및 디지털 가속화로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인 반도체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권호열 원장은 “주요국 경기회복으로 억압돼 있던 반도체 수요의 현실화, 언택트 소비 지속,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컴퓨텅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로 내년 국내 반도체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며 “5G, AI, IoT  및 자율주행 자동차 등 기술진화, 신기술 상용화에 따른 반도체 수요도  증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휴대폰, 노트북, PC 등의 제품에 대한 반도체 수요 전망의 불투명,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거시적 불안정성, 중국의 반도체 굴기로 인한 경쟁 심화 등은 내년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반도체와 함께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가장 많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전망은 어떨까. 권호열 원장은 긍정적으로 예상되는 반도체와 달리 내년 디스플레이 산업 전망은 그리 밝지는 않은 것으로 봤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구매력 감소에 따라 마이너스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LCD 분야의 경우, 최근 대형 패널에 대한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10.5세대 LCD 생산라인의 부재로 전 세계 점유율 하락이 가속화되는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권호열 원장은 “초고화질 8K, 대형화 패널에 대한 수요 증가로 면적기준의 디스플레이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의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BOE 등이 10.5세대 대형 패널을 양산 시작한 이후, 우리나라와의 LCD패널 생산력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디스플레이 패널 분야의 성장요인으로는 OLED를 필두로 하는 새로운 기술 기반의 발전이 있다”며 “OLED 패널의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가 TV 및 모바일용 모두를 주도하고 있으며, 향후 고부가가치가 있는 기술인 플렉서블 OLED(종이처럼 접거나 휘게 할수 있는 유연한 디스플레이)의 수요 확대 시 기술 우위에 있는 국내 기업이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권호열 원장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ICT생산 분야뿐만 아니라 휴대폰, 통신 서비스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두 분야 모두 5G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봤다. 휴대폰은 5G가 새로운 제품군을, 통신서비스에서는 다양한 신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Getty images

◇ 통신·휴대폰 시장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 “두 분야 모두 5G가 핵심”

권호열 원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ICT생산 분야뿐만 아니라 휴대폰, 통신 서비스 등에서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휴대폰과 통신서비스 분야 모두 5세대 이동통신 5G가 주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또한 스마트폰 제품들의 품질이 고급화됨에 따라 교체 주기 역시 장기화되고 있는 점도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권호열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 스마트폰 시장 포화, 교체 주기 장기화 등으로 인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수요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며 “내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생산 1.6%, 수출이 16.7% 하락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가 내년에 회복되기 위해선 글로벌 ‘5G스마트폰 보급속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기존에 포화된 LTE 스마트폰 제품을 대체할만한 ‘획기적인’ 제품은 5G스마트폰 모델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5G스마트폰의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지난 9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에서 5G스마트폰의 비중은 올해 1.1%에서 내년 13.2%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같은 5G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은 우리나라 ICT 산업계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를 중심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을뿐만 아니라, 애플의 아이폰 등에 삼성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부품을 납품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호열 원장은 “5G스마트폰이 세계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구매하기 시작한다면, 새로운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최고의 성장률과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코로나19가 계속해서 지속될 시 주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인 미국, 인도, 중국, 유럽의 수요 회복이 지연될 수 있는 점 등은 우리가 유의해서 보고 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통신서비스는 5G확산과 인터넷 이용 증가가 매우 주요한 역할하면서 큰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가트너의 통계를 바탕으로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통신서비스 시장은 지난 2019년 -3.7% 성장세를 보였으나, 올해 1.2% 성장세로 반등했다. 내년부터 2025년까지는 연평균 1% 내외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선 통신시장보다 무선 통신시장의 성장이 훨씬 클 듯하다. 권호열 원장은 내년부터 2025년까지 유선 통신시장은 -0.6%의 성장세가 예상했으나, 무선 통신시장은 1.8%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호열 원장은 “5G, 기가인터넷 등 유무선 데이터 서비스의 고도화에 따른 ARPU(가입자당평균매출)의 상승, IoT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며 ‘이동통신서비스의 경우, 2017년 요금인하 충격에서 거의 회복됐으며, 소폭이지만 꾸준히 이용자 수가 증가하고, 자율 주행 스마트폰 팩토리 등 5G버티칼 산업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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