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미 아주대병원 교수 “멜라토닌 등 호르몬 분비 지연시켜 숙면 방해”
어두운 실내서 휴대폰 사용 금물… 망막세포 손상 및 안구암 발생 가능성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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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숙면을 방해하고 안구 건강을 헤칠 수 있다. / 픽사베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잠들기 전 전등이 모두 꺼진 어두운 방 안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게 되면,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 때문에 생체리듬이 깨지고 숙면을 취하기 힘들다는 연구결과는 전부터 익히 전해졌다. 여기에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과다 사용하는 아동이 그렇지 않은 아동에 비해 수면시간이 적고, 수면의 질도 나쁘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돼 잠들기 전 스마트폰 사용에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가정에서 어린 자녀가 수면시간이 적고, 밤에 자주 깨는 등 숙면을 취하지 못할 경우에는 스마트폰 과다사용을 확인해 볼 필요성이 제기됐다.

신윤미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수원시·고양시·성남시에 거주하고 있는 5~8세 아동 330명을 대상으로 2018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대상자들의 스마트폰 사용시간과 빈도, 아동 수면행태, 총 수면시간, 부모의 양육 태도 등을 조사 연구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 과다 사용군의 평균 총 수면시간이 9.51시간, 그렇지 않은 대조군은 9.82시간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과다하게 사용하는 아동군의 총 수면시간은 상대적으로 적고, 수면 중 자주 깨는 등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또 스마트폰 과다 사용군은 주 양육자 외에 타인과 함께 있거나 혼자 사용이 전체의 75.7%를, 대조군은 54.5%를 차지했으며, 사용 장소는 과다 사용군은 전체의 80%가 집이였고, 대조군은 60.2%가 집이었다. 즉 어린 아동이 주 양육자 없이 집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과다 사용할 가능성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군은 미국 소아과 학회가 권고한 기준(2세 이상 아동 미디어 사용시간 1시간 이하로 제한)에 따라 매일 1시간 이상, 일주일에 5일 이상 사용한 군으로 정의했다. 이 기준을 적용 시 전체 대상자의 21.2%(70명)가 스마트폰 과다 사용군에 해당했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길수록 대개 활동량이 줄고, 늦은 시간에 취침하는 경우가 많아 총 수면시간이 줄고, 스마트폰으로 인한 심리적·생리적 각성 상태(깨어있는 상태) 유지, 스마트폰에서 발생하는 블루라이트가 생체리듬을 교란시켜 수면 유도가 잘 안될 뿐만 아니라 수면을 돕는 멜라토닌 등의 호르몬 분비의 분리를 지연시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는 스마트폰·태블릿PC 등에서 나오는 채광효과가 가상 햇빛 효과를 일으켜 휴식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배출을 혼란시켜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뿐만 아니라 어두운 실내 또는 잠들기 전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시신경과 망막세포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존재해 어린 자녀가 존재하는 가정에서는 더욱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어두운 실내에서 스마트폰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행동은 안구암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는 치명적인 행동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잠들기 전 1시간 이상 휴대폰 사용을 삼가야 한다. 실제 의학 매체인 그린트리메딕은 지난 2017년 7월 30일(현지시각) 휴대폰 불빛에 오랜 시간 노출돼 안구암에 걸린 40대 남성의 사연을 소개한 바 있다.

신윤미 교수는 “기존에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많은 연구에서 과다 스마트기기 사용이 학습, 수면, 비만, 사회성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고 하면서 “수면은 아동의  성장뿐 아니라 학습, 기억력, 전반적 정서 조절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자녀가 어른들의 통제, 모니터링 없이 혼자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2020년 7월 미국 임상수면학회지에 ‘아동들의 스마트폰 과사용과 수면과의 관계: 예비 코호트 연구’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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