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서울 아파트의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값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 상승과 더불어 전세 매물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등 매매시장 보다 전세시장을 중심으로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서울 아파트의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4% 상승했다. 전주 상승폭인 0.12% 대비 0.02%p 확대된 상승폭이다. 이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게 됐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청약대기 수요, 거주요건 강화 등의 영향으로 거래 가능한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역세권 등 정주여건이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특히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을 담은 임대차법 시행 후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값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계약갱신청구권제는 세입자가 원할 경우 1회에 한해 재계약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이에 따른 재계약 기조로 전세 매물이 감소해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45%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0.2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임대차법 시행 후 전셋값의 상승률이 매매값의 상승률 대비 7배 가량 높은 셈이다.
서울을 제외한 여타 지역들 또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7월부터 10월까지 수도권의 전셋값 상승률은 2.53%, 매매값 상승률은 1.1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지방의 전셋값 상승률은 2.42%인 반면, 매매값 상승률은 1.82%로 집계됐다.
임대차법 시행 후 매물 감소세 또한 전세 물량의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임대차법 시행 직후인 8월 1일 기준 서울 내 전세 물량은 3만7,107개에서 지난 11일 기준 1만2,571개로 줄었다. 임대차법 시행 후 전세 물량이 66% 감소한 셈이다.
반면 임대차법 시행 후 서울 내 매매 매물은 26% 감소하는 데 그쳤다. 서울 매매 매물은 8월 1일 6만3,101개에서 지난 11일 4만6,083개로 줄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장 4년의 계약기간이 보장되는 계약갱신청구권 시행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전셋집을 보여주기를 꺼려하는 분위기 등으로 재계약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 점이 전세 물량이 줄어드는 주요 원인”이라며 “유통되는 전세 물건이 줄어드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전세 수요는 늘어나는 상황인 만큼 상승세가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세난으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한 서울 전세난이 수도권 전역에 미칠 영향도 갈수록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 차원에서의 전월세 관련 추가 정책 발표에도 이목이 쏠린다. 특히 전세 수요가 실수요 비중이 높은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실질적인 전월세 대책이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주택시장의 안정을 위해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 등을 통해 시장을 면밀히 점검하며 후속조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전세대책과 관련해 주요 내용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나, 구체적인 발표 시기 및 내용 등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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