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영화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관련 안내문과 손 소독제가 비치돼 있다. /뉴시스
서울 한 영화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관련 안내문과 손 소독제가 비치돼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직격탄을 맞았던 극장가가 조금씩 활기를 되찾는 모양새다. 지난 10월 영화관을 찾은 총 관객수가 전월 대비 55.0% 증가한 데 이어, 좌석 간 거리두기 해제로 전 좌석 예매가 가능해져 더 큰 상승세를 기대하게 한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 ‘2020년 10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10월 전체 관객수는 전월 대비 55.0%(164만명↑) 늘어난 463만명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8.8%(1,022만명 ↓)의 감소율을 보였다. 10월 전체 매출액은 415억원으로 전월 대비 59.5%(155억원↑) 증가했고, 전년 대비로는 66.4%(822억원↓) 감소했다. 

한국영화 관객수는 전월 대비 162.0%(220만명↑) 늘어난 356만명을 기록했고, 전년 대비로는 47.6%(324만명↓) 감소했다. 10월 한국영화 매출액은 324억원으로, 전월 대비 180.9%(209억원↑) 늘었다. 전년 대비로는 42.4%(239억원↓) 감소한 수치다. 10월 외국영화 관객수는 전월 대비 34.2%(56만명↓) 감소한 107만명이다. 전년 대비 86.7%(699만명↓) 줄었다.

이달 외국영화 매출액은 91억원으로 전월 대비 37.0%(54억원↓), 전년 대비 86.5%(583억원 ↓) 감소했는데, 10월 2일 개봉 예정이었던 ‘원더우먼 1984’의 개봉이 크리스마스로 연기되면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탓에 관객수 감소폭이 큰 것으로 보인다.

10월 관객수의 상승은 한국영화 ‘담보’(감독 강대규)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감독 이종필)의 선전 덕이다. 추석 연휴(10월 1일~4일) 흥행 1위를 차지했던 ‘담보’는 기세를 몰아 10월 한 달간 148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같은 달 전체 흥행 1위에 올랐다. 전체 흥행 2위는 79만 관객의 선택을 받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차지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개봉 2주째인 지난 3일 1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한국영화 관객수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특히 남성 서사 중심의 중급 규모 이상의 장르 영화가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미룬 사이 중예산 이하 규모의 여성영화가 극장가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어 주목된다.

외국영화로는 ‘그린랜드’가 26만명을 동원해 10월 전체 흥행 순위 5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전체 흥행 6위에 자리한 ‘테넷’은 이달에만 22만명의 관객을 더해 196만 명의 누적 관객을 기록하며, 누적 기준 외국영화 흥행 1위에 올랐다.

여전히 힘든 극장가지만, 희망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새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지난 7일부터 영화관의 좌석 간 띄어앉기가 해제되면서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공유‧박보검 주연의 대작 ‘서복’(감독 이용주)부터 류승룡‧염정아의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최국희), 박지민‧남주혁 주연의 ‘조제’(감독 김종관) 등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CJ CGV 황재현 팀장은 13일 <시사위크>에 “콘텐츠 영향도 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수치화할 순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좌석 간 거리두기 해제 영향으로 관객의 10%가 늘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황 팀장은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상황임에도 배급사들이 다양한 영화를 배급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했다”면서 “(신작 개봉이 많은) 12월이 한국 영화산업이 정상화되는데 중요한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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