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입차 판매, 전년 대비 14%↑… 연간 누적 판매대수 25만대 목전
아우디·폭스바겐 판매 정상화 등 독일차 강세, 쉐보레 수입차 등록도 한 몫
연말 프로모션에 판매 증가 전망… 6월, 개소세 할인율 조정 직전 판매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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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한국 시장에서 수입자동차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 10월까지 두 브랜드의 한국 시장 총 판매대수 합은 10만대를 넘어섰다. / 각 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2020년은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부분의 산업 현장이 정상적인 가동을 하지 못하면서 매출에 직격타를 입었다. 전 세계 자동차 업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 시장은 독특하게도 월간 판매대수가 대부분 전년 대비 높은 수치를 나타내 코로나19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은 업종으로 꼽힌다. 특히 수입자동차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세를 보이기까지 해 ‘한국의 수입차 수요’를 증명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10월 수입 승용차 등록자료에 따르면 올해 수입차 누적 판매대수는 1~10월 기준 21만6,00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2%나 급증했다. 월 평균 2만대 이상이 판매된 셈이다. 남은 두 달 동안 월간 평균 판매 수준만 유지한다면 한국 수입차 업계의 연간 누적 판매대수는 다시 25만대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올해 수입차 업계 판매대수가 급증한 배경에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한국 시장 판매 정상화와 독일자동차 브랜드의 선전, 쉐보레의 수입차 협회 등록 등이 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지난 2015년, 디젤엔진의 배출가스 데이터를 조작해 차량을 판매한 것이 발각돼 다수의 모델 판매가 중단됐다. 이와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 당국에서도 2개 브랜드 대부분의 차량 판매중단을 선포해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했다. 결국 폭스바겐은 2016년과 2017년 단 한 대의 차량도 판매하지 못했고, 아우디는 제한된 차량으로 판매를 이어갔다.

이후 올해 들어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신차를 한국 시장에 대거 출시하면서 다시 재도약에 성공해 10월까지 누적 판매대수 기준 수입차 업계 3,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우디는 현재까지 1만9,498대를 기록해 올해 연간 판매 2만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쉐보레가 수입차협회에 정식으로 수입차 브랜드 등록을 하면서 일부 차종이 수입차로 분류됐다. 이 역시 수입차 판매대수 증가에 큰 기여를 했다. 10월까지 쉐보레는 1만349대를 판매해 1만대 클럽에 진입, 수입차 업계에서 첫 해를 준수한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누리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1~10월 누적 판매대수가 각각 6만여대, 4만7,000여대 등을 기록하며 수입차 업계의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포르쉐도 10월까지 누적 판매대수 6,560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7.9% 신장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까지 수입차 업계의 월간 판매실적에 빗대보면 남은 두 달 동안도 월 판매대수 2만대는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연말을 맞아 수입차 업계에서는 파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속속 선보이고 있어 신차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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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브랜드가 연말 할인 프로모션을 시행하고 나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캐딜락 XT6, 지프 그랜드 체로키, 푸조 508, 폭스바겐 제타. / 각 사

올해 수입차 업계에서는 연말을 맞아 1,000만원~3,000만원 수준의 파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보이기까지 한다. 파격할인을 적용해 고가의 차량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판매하고 나선 대표적인 브랜드는 △아우디 △지프 △캐딜락 △링컨 △푸조 등이 있다. 할인 대상 차종은 제한적이다. 이 외에도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폭스바겐, 랜드로버 등에서도 특정 차종에 한해 300만~800만원 수준의 할인을 적용한다.

이번 할인을 잘 활용한다면 수입차를 국산 중형 세단 또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값에 구매도 가능하다. 다만 장기간 유지비는 더 발생할 수 있는 점은 감안해야하는 만큼 소비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연말 할인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판매량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할 수 있는 배경은 지난 6월 판매대수 증가 때문이다. 6월 수입차 판매대수는 2만7,350대로, 올해 수입차 월간 판매대수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 시기는 개별소비세 적용이 상반기 기준 차량 출고가의 1.5%에서 하반기 3.5%로, 할인율이 감소하기 직전이다. 차량 출고가가 6,700만원 이하에 해당되는 모델에 한해서는 올해 상반기에 구매하는 것이 차량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때문에 하반기 수입차 구매 계획이 있던 소비자들 중 일부가 6월에 서둘러 차량을 구매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할 경우, 수입차 업계의 연말 파격 할인은 수요를 증가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그간 수입차 업계는 12월 한 달 동안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그러나 올해는 일부 브랜드에서 연말 판매 실적을 앞다퉈 끌어올리기 위해 11월부터 선제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나섰다. 12월에는 아직까지 공식적은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은 나머지 브랜드에서도 할인 조건을 내세울 가능성도 존재하는 만큼, 11월과 12월 수입차 업계 판매대수는 월간 2만대를 충분히 넘어서고 연간 누적 판매대수 25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업계가 연간 판매대수 25만대를 넘어선 해는 2018년(26만705대)이 유일하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 업계는 국제적으로 보면 공장 가동이 원활하지 못했음에도, 한국 국산 자동차 브랜드보다 판매량 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보이며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적게 받은 것처럼 보인다”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배경에는 국산차와 수입차 간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면서, 국산 중형급 이상의 풀옵션 차량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수입차 구매로 눈을 돌린 점도 한몫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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