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행보에 나선 금태섭 전 의원의 향방이 정치권의 관심사다.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면서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금태섭 전 의원의 거취에 대해 정치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정치권에서 서울시장 출마설이 꾸준히 거론됐다. 최근 3주 만에 시대전환과 국민의힘을 넘나드는 정치 행보에 나서면서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고 있다.

금 전 의원은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에서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가 주도하는 ‘누구나 참여아카데미’ 강연으로 첫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달 21일 민주당을 나온지 3주 만이다. 또한 금 전 의원은 오는 18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강연에 나설 예정이다.

금 전 의원의 ‘강연 정치’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의미심장한 기류가 감지된다. 금 전 의원은 그간 민주당 내에서 할 말은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소신’‧‘공정’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당내에서 ‘눈엣가시’로 여겨지면서 탈당까지 이어진 과정은 ‘비(非)민주당’ 대표성을 부여하기도 했다.

야권의 유력 서울시장 후보로 꼽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지난 3일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1일부터 2일 양일간 실시한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금 전 의원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17.6%),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15.9%)에 이어 세 번째(8.4%)로 나타났다. 야권 내에서 금 전 의원이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관위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앞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금 전 의원의 탈당 직후 만나볼 용의가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국민의힘이 국민여론조사 비율을 높여 야권 ‘시민후보’에게 유리한 경선룰을 결정한 것도 가능성을 더욱 키우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시민후보′를 내세우며 금태섭 전 의원의 합류 가능성도 열려있지만, 정치권에서는 금 전 의원이 제3지대에서 체급을 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뉴시스

◇ 제3지대서 체급 키울까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금 전 의원이 국민의힘에 합류해 야권의 단일 후보로 나설 가능성은 크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한 비대위원은 17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내부적으로는 금 전 의원이 민주당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국민의힘에 올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진영을 벗어난 이적 자체가 명분이 약함은 물론 모양새도 좋지 않은 모습으로 비칠 수 있는 탓이다.

이렇다 보니 제3지대에서 체급을 키운 뒤 추후 연대 등을 타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내에서 지난 2011년 ‘박원순 모델’이 거론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당시 정치권 밖에 있던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은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 단일화 한 이후 민주당 후보로 나선 박영선 의원을 경선에서 이긴 바 있다.

국민의힘 한 비대위원은 통화에서 “많은 분들이 (금 전 의원은) 박원순 모델로 등장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는 분위기”라며 ″외부에서 성장한 이후 나중에 단일화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치행보의 시작을 알린 시대전환을 발판으로 기회를 노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 2일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와 회동을 한 금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선거 관련 여러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 강연을 통해 접점을 늘리고 있는 것도 이런 기류를 공고히 하고 있다. 금 전 의원은 강연 직후 기자들을 만나 “(시대전환과) 앞으로도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대전환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보궐선거, 서울시장 선거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두 분이 호감을 갖고 지속해서 소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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