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업계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라이나생명이 올해 회계연도에도 고배당 기조를 이어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라이나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보험사들의 배당 정책에 대해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상장 보험사들은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자 배당 성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국이 이 같은 움직임에 최근 자제 권고를 내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중하게 배당 계획을 세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외국계 보험사들의 배당 정책 기조에도 덩달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계 보험사 가운데 고배당 기조를 보여 온 곳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비상장사인 라이나생명도 그 중 대표적인 곳이다. 

◇ 불확실성 커진 업황… 고배당 기조 유지할까 

라이나생명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외국계 생보사다. 1987년 외국계 생보사 가운데 최초로 한국시장에 진출한 뒤, 30년 넘게 국내에서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4조7,643억원으로 업계 20위권 수준이다. 다만 수익 규모 면에서는 업계 3~4위권의 입지를 갖고 있을 정도로 탄탄한 편이다.  

라이나생명은 이런 호실적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배당을 이어왔다. 최근 9년간 배당 규모만 1조원에 달한다. 라이나생명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1조150억원을 배당했다. 이는 같은 기간 거둔 총 순이익(2조24억원)의 절반 수준에 달한다. 

특히 이러한 고배당 성향은 최근 4년간 더욱 두드러져 나타났다. 2016년에는 순이익의 61%인 1,500억원을 배당금으로 집행했다. 2017년에는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중)이 37%로 내려갔지만 이듬해엔 다시 95%로 치솟았다. 2018년 3,7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라이나생명은 그 해 중간배당과 결산배당을 합쳐 3,500억원을 배당한 바 있다.

지난해엔 중간배당을 건너뛰면서 배당성향이 42.7%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업계 평균과 비교하면 고배당 성향을 자랑했다. 

한국 자회사의 후한 배당 정책으로 매년 미국 본사인 시그나그룹은 두둑한 현금을 챙겼다. 라이나생명의 지분 100%는 시그나 체스너트 홀딩(Cigna Chestnut Holding)이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고배당 정책을 둘러싸고 안팎에선 따가운 눈총이 제기되기도 했다. 과도한 배당금을 집행하며, 해외에 국부를 유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비판에도 라이나생명은 “주주의 요구와 자본 적정성을 따져 배당금을 결정했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따라 올해 회계연도에 대해서도 이러한 고배당 기조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라이나생명의 올해 중간배당 계획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중간배당이 실시될 경우, 11월경 공시됐지만 현재까지 이와 관련된 내용이 공시되지 않았다.  

라이나생명은 올해 업황 난조에도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내고 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1,744억원으로 전년 동기(1,752억원)보다 소폭 감소하는데 그쳤다. 

금융당국은 최근 몇년간 보험업계에 배당 확대를 자제하라는 신호를 보내왔다. 새로운 회계기준 대비 차원에서 배당보다는 내부유보금을 쌓을 것을 권고해왔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사태로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라이나생명은 올해 시장 철수설까지 휘말려 진땀을 빼기도 했다. 현재 매각설은 구체적인 진행 사항이 전해지지 않으면서 잠잠해진 분위기다. 다만 공격적인 배당이 실시될 경우, 다시 철수설이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배당 정책에 관심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키워드

#라이나생명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