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임기 만료를 맞는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DGB금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증권가에 인사 태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임기 만료를 맞는 경영인이 적지 않은 만큼, 이들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도 그중 하나다. 

◇ 실적관리·조직화합 합격점

금융권에 따르면 김경규 대표이사의 임기는 내달 31일 만료된다. 김 대표는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그룹의 자회사로 편입된 직후인 2018년 10월 대표이사에 오른 인사다. 내달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연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실적 성과만 살펴보면 그의 연임 전망은 밝은 분위기다. 그가 지휘봉을 잡은 이래, 하이투자증권의 실적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낸 데 이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순이익은 85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1.6% 증가했다. 3분기까지 순이익은 작년 연간 이익(849억원) 규모를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048억원으로 작년 연간 영업이익(722억원)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기업금융(IB)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 실적 성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실적 성장세 배경에는 김 대표의 체질 개선 노력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김 대표는 취임 후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기업금융 사업 부문을 강화해왔다. 여기에 DGB금융 주요 계열사와의 협업 강화 차원에서 시너지전략본부를 신설하고 영업 협력 및 상품 개발에 힘쓰기도 했다. 

조직관리 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김 대표는 사장 내정 당시, 노조의 거센 반발을 샀던 인사다. 노조는 김 대표가 과거 LIG투자증권 대표 시절, 강력한 지점 통폐합과 구조조정을 이끈 이력이 있다는 점에 우려를 보냈다. 또 복합점포 및 자산관리 분야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점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대표는 취임 후, 이러한 노조와의 갈등을 잘 봉합하고 현재까지 큰 잡음 없이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점포 축소와 인력감축 등을 단행하지 않고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조직 화합에 힘쓴 것으로 평가된다. 

◇ 옵티머스 후폭풍에 불똥… 리스크 관리 시험대    

이처럼 긍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지만 한 가지 불안요소는 있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자본시장의 뒤흔든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의 후폭풍을 맞은 곳 중 하나라는 점이다. 하이투자증권은 300억원 규모의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했다. 하이투자증권이 판매한 펀드는 ‘사기 논란’에 휘말린 관공서 매출채권 펀드는 아니다. 하지만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환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하이투자증권도 난처한 처지에 몰렸다. 하이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인 에이치엘비로부터 소송을 당했기 때문이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6월 29일 하이투자증권에 300억원 규모의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최근 유튜브를 통해 해당 펀드 투자 관련해 “불완전판매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옵티머스 사태 후폭풍이 김 대표의 연임 가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번 사태로 그의 리스크 관리 능력도 시험대에 오른 상태다. 

DGB금융지주는 조만간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김 대표의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과연 김 대표가 연임 시험대를 통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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