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I&C가 3분기까지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며 8년 만에 최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 형지I&C
형지I&C가 3분기까지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며 8년 만에 최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 형지I&C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형지I&C의 체질개선 노력이 코로나19 앞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부실 사업을 정리하고 온라인을 육성한 선제적 대처가 무색하게 8년 만에 최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 언택트 준비하고도… 8년 만에 최저 성적표 남기나

형지I&C의 흑자 실현이 일장춘몽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과감한 체질개선에 힘입어 4년 만에 적자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무섭게 큰 낙폭을 보이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형지I&C는 3분기 누적 매출이 47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6%가 빠졌다. 영업손실 규모는 마이너스 45억원으로, 2012년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순손실은 마이너스 53억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패션업계를 덮친 코로나19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형지I&C 관계자는 “오프라인 가두점이 여전히 많고, 고객층의 연령대도 높은 경우가 많아 코로나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 된다”고 말했다. 실제 형지I&C의 대표 브랜드인 ‘예작’(셔츠)은 백화점과 아울렛 등 오프라인 영업점이 80여 곳에 이른다. ‘본’(캐주얼캐릭터)과 ‘캐리스노트’(여성)의 오프라인 영업점수도 대동소이하다. 지난 3월 첫 선을 보인 ‘본:E’(프렌치 컨템포러리)만 온라인에서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형지I&C는 온라인으로의 전환을 비교적 빠른 시기에 시도해 코로나19 시국에서 선방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지난 연말 ‘뉴비즈니스팀’을 신설하고 온라인 분야 컨트롤타워 역할을 부여했다. 이후 형지I&C는 네이버스토어와 백화점 및 아울렛 온라인몰, 오픈마켓 쪽 물량을 늘려나갔다. 온라인 전용인 본:E 또한 뉴비즈니스팀이 신설된 뒤에야 비로소 론칭이 이뤄졌다. 아울러 5년간 운영해 온 여성복 브랜드 ‘스테파넬’을 정리하는 결단도 병행 돼 실적 방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형지I&C 스스로도 온라인 성과를 부각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였던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온라인 실적을 알리는 데 적극적이었다. 당시 형지I&C는 예작, 본, 캐리스노트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전체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보다 35% 증가했다고 밝히는 등 언택트 대비가 적중했음을 피력했다. 그러나 경자년의 9부 능선을 넘어선 현재, 형지I&C는 수십억대 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정반대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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