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이동통신협회(GSMA)은 20일 IT업계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0%가 5G밀리미터가 향후 2년 간은 5G시장에서 주류 상품이 될 수 없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초고속 5G의 핵심 기술은 5G밀리미터파의 상용화가 아직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Getty images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지난 11월 출시돼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애플의 전략 스마트폰 ‘아이폰12’가 미국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과의 협력을 통해 ‘5G밀리미티파(mmWave)’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5G밀리미터파란 24GHz 이상의 고대역 주파수를 이용한 5G서비스로 초고속 5G통신을 위해선 필수적인 기술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소비자들의 기대와 다르게 통신업계와 대다수 IT분야 전문가들은 현재로써는 결코 5G밀리미터파가 5G시장에서 ‘주류 기술’이 될 수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이동통신협회(GSMA)은 20일 IT업계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0%가 5G밀리미터가 향후 2년 간은 5G시장에서 주류 상품이 될 수 없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5G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초고속 기술인 5G밀리미터파가 주류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 콘크리트·벽돌 등 통과 못해… “비가 올 경우에도 끊길 수 있어”

전문가들은 5G밀리미터파가 대중들에게 상용화되기 힘든 이유를 ‘짧은 파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5G밀리미터파의 경우, 파장이 매우 짧아 기지국에서 통신전파를 발생한다 해도, 시멘트, 벽돌과 같은 대부분의 건축 자재로 이뤄진 건물의 내부로 수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28GHz 주파수의 경우엔 5G는 공기조차도 신호 손실을 일으킬 수 있어 대중적인 통신망으로 사용하기엔 아직 제약이 큰 상황이다. 목재와 유리의 경우 주파수 상쇄가 약해 창문 옆에서는 5G밀리미터파 통신을 사용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현대식 건물이 콘크리트, 벽돌로 구성된 것을 감안하면 상용화가 매우 힘든 것은 기정사실이라 볼 수 있다.

심지어 폭우가 내릴 경우에 5G밀리미터파의 통신에 제약이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적인 IT저널 안드로이드 어쏘리티(androidauthority)의 로버트 트릭스 에디터는 “비가 내릴 경우, 습도는 공기 중의 밀도를 높여 5G밀리미터파 신호를 감쇠시킨다”며 “이는 GPS 및 고주파 위성 통신 시스템에서 자주 발생하는 ‘Rain fade’ 문제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5G밀리미터파의 신호 강도는 비가 올 경우, 다소 저하돼 속도 저하와 연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같은 속도 저하 및 연결문제는 얼마나 비가 오는지, 기지국으로부터의 거리 등 요인에 달라질 수 있는데, 기지국 멀리 떨어진 곳에선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문제 때문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역시 고주파의 5G서비스는 당장은 힘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최기영 장관은 “28GHz는 전국민 대상 서비스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B2B(기업 대 기업간 비즈니스), 핫스팟 용도로 활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IT분야 전문가들의 설명에 따르면 5G밀리미터파는 파장이 짧아 장애물을 통과하기 힘들어 통신이 안된다는 단점이 있다. 심지어 폭우가 내릴 때 공기 중 습도가 올라갈 경우, 5G통신 전파가 방해받아 끊김이나 지연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뉴시스

◇ “5G밀리미터파 상용화 위해선 DAS·스몰셀 기술 필수적”

그렇다면 계속해서 5G밀리미터파는 일반 대중들이 사용할 수 없는 것일까. 호서대학교 임태호 조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실내 환경에서의 밀리미터파5G 솔루션’에 따르면 5G밀리미터파의 짧은 파장으로 인한 송신문제해결을 위해선 △DAS △스몰셀 등의 기술이 필요하다.
 
먼저 DAS(분산 안테나 시스템) 기술은 적은 출력을 갖는 안테나를 여러 곳에 분산해 설치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5G통신 전파의 짧은 유효 거리를 커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4G(LTE)에서는 실내 서비스를 위해 DAS네트워크를 대학, 스타디움, 호텔, 쇼핑몰, 지하철, 공항 등 대규모 공간에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 SK텔레콤 역시 삼성전자와 협력해 디지털 DAS 도입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몰셀 기술은 10m부터 수백m에 이르는 소출력 커버리지를 가지는 저전력 무선접속 기지국을 의미한다. 광섬유 전송 네트워크와 여러 무선 연결 포인트로 구성된 스몰셀은 작은 통신 반경을 지녀 초고주파 대역을 지원할 수 있고, 낮은 송신전력으로 높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5G밀리미터파에 적합하다. 설치가 쉽고 구축비용도 낮아 5G인프라 핵심 장비로 꼽히고 있다.

임태호 조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스몰셀 기지국을 실내에 설치하게 되면 실내 음영지역을 해소하면서 최대 전송 용량 증대와 단위 면적당 전송 용량 증대 및 서비스 체감 데이터 전송률 제공 등이 가능하다.

임태호 조교수는 “밀리미터파 대역에서의 이동통신 서비스는 매우 도전적인 일이나 5G에서 요구되는 대용량 서비스를 위해선 꼭 필요하다”며 “이동통신 데이터 트래픽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실내에서는 필수적인 기술”이라고 밝혔다.

이어 “밀리미터파 대역 5G 서비스가 실내에서 이루어진다면 4k/8k 고화질 동영상스트리밍, 홀로그램 데이터 송수신, 가상·증간현실(VR·AR)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끊김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실내 DAS와 스몰셀 기술이 밀리미터파 대역에 맞게 서비스되어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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