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없이 2년 6개월이 지난 광물자원공사의 신임 사장 선임이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광물자원공사
사장 없이 2년 6개월이 지난 광물자원공사의 신임 사장 선임이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광물자원공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부실 자원외교로 깊은 수렁에 빠져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신임 사장 선임이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사장 공석 기간이 2년 6개월에 이르고 있고, 경영 악화 뒷수습 및 내부기강 확립이 시급한 가운데 연내 새 수장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신임 사장 공모 나섰지만… ‘감감무소식’

광물자원공사가 ‘수장 공백’ 상태에 놓인 것은 2018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물자원공사와 한국광해관리공단의 통폐합이 추진되던 중 김영민 전 사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면직됐다. 

하지만 통폐합은 무산됐고, 광물자원공사는 이후 2년이 지나도록 사장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왔다. 광물자원공사가 새 사장 찾기에 나선 것은 지난 7월말에 이르러서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신임 사장 후보자 모집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특정 인물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여권 정치인인 이훈 전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20대 국회에서 활동한 그는 지난 4월 총선에선 ‘미투 의혹’ 속에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평소 광물자원공사와 관련해 관심 및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사장 후보자 모집을 마친 지 100일이 훌쩍 지났음에도 신임 사장 선임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시사위크>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미 지난 9월 3명의 후보자를 추려 산업통상자원부로 올려 보냈고,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검증도 마무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남은 것은 청와대의 결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최고 윗선인 청와대의 결정만 남아있는 상태”라며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다른 인사 검증 등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 고민 깊은 청와대?

그 사이 광물자원공사는 심각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2016년 5조원대에 진입했던 광물자원공사의 총 부채는 지난해 말 6조4,133억원에 이어 올해 반기 기준 6조6,51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2조4,791억원이었던 자본잠식 규모도 올해 반기 기준 3조3,650억원으로 더욱 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월 국감에서는 광물자원공사의 임직원 성과급이 도마 위에 올랐다. 광물자원공사는 심각한 경영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임직원 성과급에 2018년 7억3,775만원, 2019년 24억5,648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역시 8월까지 30억127만원을 임직원 성과급으로 지출했다. 

광물자원공사의 이러한 모습은 신임 사장 선임의 시급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배경에 대해선 청와대가 적절한 타이밍을 고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광물자원공사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가장 첫 번째로 꼽히는 방안은 광해관리공단과의 통폐합이다. 향후 선임될 광물자원공사 사장의 최대 당면과제 역시 통폐합 추진에 발을 맞추는 것이 첫 번째로 꼽힌다. 따라서 광물자원공사 신임 사장 선임은 본격적인 통폐합 추진과 연결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그런데 통폐합 방안은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 중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통폐합을 추진하기에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시점인 것이다.

때문에 광물자원공사의 신임 사장 선임이 해를 넘길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사장을 최종 선정하는데 있어 기한이 정해져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로선 언제 선임될지 예측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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