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복 명가 아가방이 국내외 사업의 부진으로 인해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아가방앤컴퍼니​
​유아복 명가 아가방이 국내외 사업의 부진으로 인해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아가방앤컴퍼니​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유아복 명가 아가방앤컴퍼니(이하 아가방)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이를 낳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만연된 가운데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쳐 경영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다자녀 정책 시행으로 기대를 모은 중국 사정도 개선되지 않으며 해외 사업도 삐걱대고 있다.

◇ 국내도 해외도 해법 안 보이는 유아복 명가

아가방의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3년간 손실이 발생한 아가방은 올해도 적자 성적표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3분기까지 아가방은 47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이 발생한 상황. 매출은 같은 기간 8% 감소한 898억원에 그쳤으며, 2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동반하고 있다.

악화된 국내사업이 뼈아프게 작용했다. 주축인 아가방은 물론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유아용 매트(디자인스킨)와 물류(아펙스)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국내에서만 31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아가방의 회복이 절실하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 국가적 난제가 된 출산율 감소는 해소될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전국 출생아 수는 6만9,10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78명(6.2%) 감소했다.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0.84명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이뤄진 이래 최저치다.

코로나19로 인해 결혼과 임신을 미루는 경향이 늘어나 출산율은 당초 예상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외사업도 지지부진하게 흘러가고 있다. 전년 대비 손실폭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적자(△16억)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진출 후 시계제로에 빠져있는 미국 법인은 물론 중국 시장에서도 고전 중이다. 중국이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자녀 정책으로 돌아섰지만 아직 이렇다 할 수혜를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양대 법인인 ‘북경아가방무역유한공사’와 ‘연태아가방복식유한공사’에서 3분기 각각 47억원과 3,000만원의 순손실을 입었다.

한때 2,000억원에 다다랐다가 1,000억 초반대로 쪼그라든 매출과 함께 사세도 동반 위축되고 있다. 2011년 무렵 관리와 영업, 디자인 부문에서 300명 수준이던 아가방의 임직원수는 2017년 200명 밑으로 내려간 뒤 현재(3분기 기준) 145명선을 유지하고 있다.

아가방앤컴퍼니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 영업 비율이 높은 자사의 상황에 코로나19로 외부 출입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크게 반영 됐다”면서 “라이브방송 등 온라인 역량을 키워나감과 동시에 추가적인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