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성년후견과 관련해 소회를 밝히며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뉴시스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성년후견과 관련해 소회를 밝히며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에게 자신의 지분을 모두 넘긴 부친 조양래 회장에 대해 성년후견을 신청한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현재 상황과 관련해 소회를 밝혔다.

조희경 이사장 측은 지난 25일 “성년후견심판과 관련된 가사조사를 받았다”며 “아버님은 누구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분이셨으며, 가정에서는 가정의 화합을, 회사에서는 준법과 정도경영을 강조하셨던 분이셨다. 이러한 아버님의 신념과 철학이 무너지는 결정과 불합리한 의사소통이 반복됐고, 비밀리에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을 매매하는 방식으로 승계가 갑자기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타이어 후계자가 된 조현범 사장의 부도덕한 비리와 잘못된 경영판단은 회사에 금전적 손실은 물론 한국타이어가 쌓아온 신뢰와 평판을 한순간에 무너뜨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에게 드러나지 않고 소박하고 평범한 삶을 원하셨던 아버님은 소리 소문 없이 함께걷는아이들과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을 매년 20억씩 10년 동안 후원하면서, 사업을 하나하나 챙기고 시간의 축적에 따른 성과를 정말 자랑스러워 하셨다”며 “이러한 아버님의 열정과 헌신으로 가장 모범적인 재단으로 성장해올 수 있었고, 그 뜻을 알기에 아버님의 공익사업과 씽크탱크 등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 저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공들여 성장시켜온 재단 사업들, 헌신해온 직원들, 새로운 삶을 찾고 만날 수혜자들이 저를 가장 아프게 하는 것들”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버지는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중시하셨고, 능력 있는 전문경영자들을 발탁해 세계적인 타이어 기업으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전문적인 식견을 존중하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회사를 이끌어온 것은 아버님이 진정성을 갖고 책임 있게 경영했기 때문”이라며 “부도덕한 방법으로 사익을 추구하고, 지주사 사명변경 등 중대사안을 독단적으로 결정해 큰 손실을 끼친 조현범 사장을 과연 직원들이 믿고 따를 수 있을까. 아버님의 경영철학이 이어져갈 수 있을까”라고 꼬집었다.

조희경 이사장은 “왜 이런 일들이 생겼는지, 이런 일들이 어떻게 해야 바로잡혀갈 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하다”며 “그래도 힘든 시간을 견디면서 모든 것이 바로 잡혀가기를 바란다. 아버님의 뜻과 백년대계인 기업의 경영철학이 올바로 지켜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소회를 마쳤다.

조희경 이사장은 앞서 부친 조양래 회장에 대해 성년후견을 신청한 바 있으며, 장남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막내인 조현범 사장은 지난 6월 말 조양래 회장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을 모두 넘겨받고 최대주주에 등극했는데, 이 같은 결정에 제동을 건 것이다. 협력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해 기소된 조현범 사장은 지난 4월 1심과 최근 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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