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좋은사람들이 애슬레저 브랜드 '루시스' 론칭 당시 공개한 모델샷. / 좋은사람들
지난 4월 좋은사람들이 애슬레저 브랜드 '루시스' 론칭 당시 공개한 모델샷. / 좋은사람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언더웨어 기업 좋은사람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삼았던 애슬레저 사업에 이상징후가 포착되며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 7개월 만에 기로 선 ‘루시스’

좋은사람들의 신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초 의욕적으로 선보인 애슬레저 브랜드 ‘루시스’의 조기철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좋은사람들은 지난 4월 신규 브랜드 ‘루시스’를 론칭하며 애슬레저 시장에 뛰어들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트레이닝을 즐기는 ‘홈트족’이 증가하고 있던 때라 루시스 론칭은 적기로 평가됐다. 섬유산업에서 확고한 노하우를 보유한 좋은사람들이 선보인 브랜드인 만큼 조기에 안다르, 젝시믹스의 경쟁상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레깅스가 운동 목적이 아닌 일상복으로 자리 잡은 요즘 분위기도 루시스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이로부터 7개월이 흐른 지금, 루시스는 정반대의 상황에 놓여 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21년 생존 여부가 불투명하다. 올해를 끝으로 자취를 감출 수 있는 불안한 위치에 놓여 있다.

좋은사람들은 레깅스, 스포츠 브라, 커버업 등 루시스 전 제품을 공식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좋은사람들의 공식 온라인몰에서 루시스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 보디가드, 바디기어, 제임스딘 등 기존 언더웨어 브랜드만이 판매되고 있을 뿐이다. “애슬레저복이 계절을 타는 제품이다 보니 상품 교체가 이뤄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게 좋은사람들 관계자의 설명이다.

​​루시스 판매처인 좋은사람들 공식 온라인몰에 관련 상품을 찾을 수 없다. / 좋은사람들 온라인몰 캡쳐.​​
​​루시스 판매처인 좋은사람들 공식 온라인몰에 관련 상품을 찾을 수 없다. / 좋은사람들 온라인몰 캡쳐.​​

그러면서 “루시스는 테스트 브랜드로서 1년 정도 인튜베이팅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당시 관련 자료까지 배포하며 ‘공식 론칭’이라고 밝혔던 내용과 크게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말 그대로 준비 과정에 있다는 의미를 가진 테스트 브랜드를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며 론칭했다고 언론에 알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좋은사람들 관계자는 “아직 루시스의 내년 전개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밝혀 루시스의 조기 철수설에 힘을 싣고 있다.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될 경우 좋은사람들은 ‘GX-FIT’에 이어 또 한 번 기능성 언더웨어 분야에서 고배를 마시게 된다.

오프라인 의존도가 높은 좋은사람들은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저조한 경영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3분기 누적 매출(858억)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또 132억원의 영업손실과 1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개성공단 중단과 SPA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좋은사람들의 새 윤활유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루시스가 안착하지 못한 것도 한몫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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