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쏘시오그룹의 생수 브랜드 '마신다'가 전국구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동천수 홈페이지 캡쳐
동아쏘시오그룹의 생수 브랜드 '마신다'가 전국구 브랜드로 성장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동천수 홈페이지 캡처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박카스와 포카리스웨트로 유명한 동아쏘시오그룹이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새 먹거리로 삼은 생수 사업에서 후발 주자 핸디캡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 핸디캡 극복 깜깜… 갈 길 먼 ‘마신다’

1일 창립 88주년을 맞은 동아쏘시오그룹이 남모를 고민에 끙끙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와 구경청결제 가그린 등 자사의 생활‧위생 용품 판매가 수혜를 보고 있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인 생수(먹는 샘물)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해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300여 브랜드가 뛰어들며 난립 현상을 보이고 있는 국내 생수 시장에서 동아쏘시오는 ‘마신다’라는 브랜드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지난 2014년 중순 경상북도 상주시에 ‘동천수’라는 이름의 별도 회사를 설립하며 생수 전쟁 참전을 알렸다.

그룹의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지분 100%를 소유한 동천수의 마신다는 음료 전문 계열사인 동아오츠카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낯선 이름의 제조업체를 전면에 내세우기 보다는 포카리스웨트, 오로나민C, 데자와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동아오츠카를 부각하는 게 시장 진입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아쏘시오의 마신다는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 5년간 동천수의 연평균 매출은 137억원에 불과하다. 연간 영업익은 10억원 가량이다. 그나마 지난해 매출이 사상 첫 200억원을 돌파했는데 이는 흡수합병 효과 덕분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2월 동아쏘시오는 농산물 생산 및 판매를 해오던 계열사 ‘수석농산’과 ‘가야산샘물’을 동천수에 흡수시키는 계열 정리를 단행했다.

당시 흡수합병은 예견된 측면이 강하다. 동아쏘시오는 2018년 연말 경남 합천의 가야산샘물을 인수해 시장으로부터 동천수와의 합병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불과 4개월 만에 두 개 회사가 동천수 아래로 헤쳐 모이며 이러한 예측이 맞아 떨어졌다. 현재 동천수가 마신다 외에 가야산샘물이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내놓고 있는 데에는 이러한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

그룹으로부터 지원 사격을 받고 있는 동천수의 마신다가 전국구 브랜드로 성장하기에는 다소 버거워 보인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업계에 따르면 마신다의 시장 점유율은 1% 남짓한 수준이다. 삼다수를 위시한 빅3가 전체 시장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유통업체들의 PB도 20% 수준으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지역에 편중 돼 있는 브랜드가 전국적 인기를 얻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마신다는 경기도 남양주의 한 공장에서 OEM으로도 생산 돼 수도권에도 판매가 이뤄지고 있지만, 본사가 위치한 경북권을 포함한 충청지역이 주요 활동 무대다. 또 수도권 공략의 신호탄이 될 프리미엄 브랜드의 출현도 답보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