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주택 부문에서의 성과로 그룹 인사 속 사장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뉴시스
롯데건설이 주택 부문에서의 성과로 그룹 인사 속 사장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롯데그룹이 내년도 임원 인사를 선제적으로 단행한 가운데, 롯데건설에 이목이 쏠린다. 임원 수를 대폭 줄이고, 계열사 사장단 교체를 단행하는 등 거센 물갈이 태풍 속에서도 하석주 사장이 연임에 성공한 것이다. 하석주 사장 재임기간 중 외형이 둔화됐지만, 주력 부문인 주택 부문에서 거둔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26일 롯데지주 등 지주사를 비롯해 유통·식품·화학·호텔 부문 35개사 계열사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예년보다 한달 일찍 단행한 임원인사로, 코로나19 등 불안정한 경영환경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일환이다.

롯데는 이번 인사를 통해 임원 수를 기존 대비 80% 수준으로 줄이고, 임원 직급단계를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했다. 또한 롯데칠성음료 신임 대표에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을, 롯데GRS 신임 대표에 차우철 롯데지주 경영개선팀장을 내정했다.

이 가운데,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던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은 연임에 성공했다. 하석주 사장은 2017년 롯데건설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4년째 롯데건설을 이끌게 됐다.

그간 하 사장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려왔다. 하 사장은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10대 건설사 사장단 가운데 가장 오래 사장직을 유지하고 있고, 표면적 실적에 있어 다소 부진했다는 이유에서다.

하 사장 재임 기간 중 롯데건설의 매출과 영업익 등 실적은 소폭 감소했다. 하 사장 취임 첫해인 2017년 5조4,249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5조3,147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익 또한 3,771억원에서 3,055억원으로 감소했다. 2년간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2%, 18%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주력 사업 부문인 주택 부문에서의 성과로 실적 부진을 만회했다는 평가다. 롯데건설은 토목, 플랜트 대비 주택 부문에서 매출이 대부분이 발생하는 구조다. 올 3분기 기준 롯데건설의 전체 매출 중 주택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51%에 달한다.

롯데건설은 올해 주력 사업부인 주택 부문에서의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기존 아파트 브랜드 ‘롯데캐슬’과 지난해 론칭한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르엘’ 등을 앞세워 주택 분양 실적과 정비사업 수주 등에 있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건설은 올해 11월까지 총 1만9,292가구를 공급했다. 10대 건설사 중 대우건설(2만9,467가구), GS건설(2만4,606가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물량이다. 특히 이는 1만6,000세대를 공급하며 역대 가장 물량 물량을 공급한 2016년을 넘어선 수치다.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장에서도 수주를 넘어 리모델링 시장으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11월까지 총 2조6,106억원의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롯데건설은 2015년 2조5,743억원의 정비사업을 수주하며 최대 실적을 경신한 후 5년만에 재차 정비사업 수주 기록을 새로 썼다. 또한 지난해 12월 잠원동 갤럭시1차 아파트 리모델링과 지난 10월 이촌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며 리모델링 사업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이촌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장에서는 리모델링 사업장에서는 처음으로 ‘르엘’ 브랜드를 적용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속 단행된 인사에도 연임에 성공했다는 것은 그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다음 임기 동안 주택 부문을 비롯해 토목, 해외사업 등으로의 사업 확장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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