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블릿 시장을 새롭게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단종될 수 있다는 소문이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돌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의 빈 자리를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인 ‘폴더블폰’ 시리즈로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삼성전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라인업 중 대표는 갤럭시S 시리즈와 함께 ‘갤럭시 노트’로 꼽을 수 있다. 갤럭시 노트는 지난 2011년 9월 삼성전자가 첫 모델을 공개한 이후 ‘패블릿(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합성어)’ 시장을 새롭게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품군의 상징과 같은 갤럭시 노트가 지난 8월 출시된 갤럭시 노트20 시리즈를 마지막으로 단종될 것이라는 소문이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삼성전자의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 모델인 ‘폴더블폰’ 시리즈가 갤럭시 노트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대화면·S펜 등 노트의 차별성 옅어져… 폴더블폰이 노트 대체하나

폴더블폰의 등장으로 갤럭시 노트가 단종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게 된 것은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제품군에 ‘S펜’ 탑재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S펜은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상징이라 불릴 수 있는 스타일러스펜(디스플레이에 접촉해 사용하는 전자필기구)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지난달 29일 발간한 ‘2020 OLED 부품소재 보고서’에서 “2021년 출시될 삼성전자의 차세대 폴더블폰에 S펜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최근 삼성 디스플레이는 디지타이저가 필요하지 않은 AES방식 적용과 커버 윈도우 재료로 초박형 강화유리를 사용하는 UTG의 두께 변화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여기에 갤럭시 노트가 갤럭시S와 차별점을 두고 있던 ‘대화면’도 폴더블폰의 콘셉트와 겹칠 뿐만 아니라 ‘접히는’ 기능 때문에 오히려 폴더블폰의 화면이 갤럭시 노트보다 더 크다. 실제로 폴더블폰을 펼쳤을 때 나타나는 메인 디스플레이의 크기는 7.6인치로 6.9인치의 갤럭시 노트20 울트라 모델보다 1인치 가량 크다.

삼성전자도 올해 폴더블폰 카테고리를 ‘갤럭시Z’로 통합한 후 ‘갤럭시Z플립’ ‘갤럭시Z플립 5G’ ‘갤럭시Z폴드2’ 등 총 3종의 폴더블 신제품을 다수 선보이는 등 폴더블폰 라인업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내년에도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갤럭시Z폴드 FE 등 새로운 폴더블폰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갤럭시Z폴드3에 S펜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안타 Tech 2021년 연간전망’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고가 스마트폰 라인업은 상반기 갤럭시S시리즈, 하반기 갤럭시폴드 시리즈로 자리잡을 전망”이라며 “삼성전자가 내년 갤럭시S시리즈 상위모델에 S펜 기능을 추가하고, 하반기 갤럭시폴드 시리즈에 S펜을 탑재하면 노트시리즈는 단종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갤럭시 노트가 타 스마트폰 모델과 비교해 가진 가장 큰 차이점은 S펜과 대화면이다. 하지만 업계 예상대로 갤럭시 폴드 시리즈에 S펜이 탑재된다면 갤럭시 노트가 갖는 차별성은 확실히 옅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접히는 화면때문에 디스플레이면에선 폴더블폰이 더욱 차별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사진은 갤럭시노트20 울트라(우측)와 갤럭시Z 폴드2./ 삼성전자

◇ 폴더블폰의 노트 대체, “기술적 과제 남아 당장은 힘들다”

그렇다면 폴더블폰은 지금 바로 갤럭시 노트의 자리를 이어받을 준비가 돼 있을까. 결론은 아직은 ‘애매하다’고 볼 수 있을 듯하다. 출시 이후 많은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갤럭시 노트처럼 완전히 검증된 모델이 아니고 개선 사항이 아직 많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테크팀 연구원들은 최근 발표한 ‘2021 하드웨어 Tech 전망’ 보고서를 통해 “폴더블폰의 본격적인 본격적으로 라인업을 확대 생산하기에 앞서 넘어야 할 기술적 허들이 여전히 많다”고 지적했다.

내구성, 가격, 폴더블 글래스 생산 수율 확보, 보호필름의 복원력, 디지타이저 적용 등을 해결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폴더블 글래스 양산 기술의 확보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확대 판매 이전에 반드시 해결하고 지나갈 문제라고 꼬집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테크팀은 “월 200만대를 양산할 정도의 상품성에 확신이 들기 전까지 삼성전자는 출시 속도를 모험적으로 앞당길 필요가 없다”며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단종이 폴더블 스마트폰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결정적 이벤트라 생각하는데, 그 시기가 반드시 2021년 하반기일 개연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삼성전자의 2021년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을 1,100만대에서 700만대로 하향하고 1,0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시기도 2021년에서 2022년으로 연기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개럭시 노트의 빈자리를 폴더블폰이 당장 대체할 수 있는 것은 힘들다고 보고 있다. 내구성, 가격, 폴더블 글래스 생산 수율 확보, 보호필름의 복원력, 디지타이저 적용 등을 해결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갤럭시 노트가 오는 2022년쯤 단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 갤럭시 노트가 단종은 언제쯤?… “2022년 가능성 높아”

갤럭시 노트 단종 가능성에 대한 추척은 무성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정확한 단종 시기가 언제쯤일지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영국의 뉴스통신사 로이터 통신은 1일 삼성전자가 오는 2021년에 갤럭시 노트의 새로운 버전을 개발할 계획이 없으며, 대신 다른 장치의 스마트폰 기능을 수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IT전문 트위터리안 맥스 웨인바흐도 내년 갤럭시 라인업에서 갤럭시 노트21을 포함시키지 않아 내년 단종설에 힘을 싣고 있다. 맥스 웨인바흐는 갤럭시 노트 20을 사전에 유출해 갤럭시 언팩 행사까지 초대받은 것으로 잘 알려졌다. 맥스 웨인바흐는 “내년 출시가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제품은 갤럭시S21 FE, 갤럭시S21 3종,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갤럭시Z폴드 FE”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내년 단종은 너무 이르며, 2022년에 삼성전자가 내년 갤럭시 노트21 신모델을 출시한 이후 단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업계 전문가들의 비중이 높다. 갤럭시 노트가 수많은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 입장에서 폴더블폰 제품으로 바로 대체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석 때문이다.

시장 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팅(DSCC) 로스 영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새로운 갤럭시 노트는 내년 9월에 공개될 것이며, 단종은 2021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IT매체 폰아레나 역시 지난달 25일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결국 단종되겠지만 그 시기는 내년이 아닌 2022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21년 9월에 새로운 갤럭시 노트21 모델이 출시된 후 다음해인 2022년에 단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현재 폴더블폰의 갤럭시 노트 대체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지난 10월 말 진행된 3분기 실적 컨러런스콜에서 폴더블폰이 향후 노트 시리즈를 대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수년 간 축적해온 플렉시블(Flexible) 기술을 바탕으로 제품 운영 가격대를 넓히고 포트폴리오를 지속 강화할 계획”이라며 “플래그십 포트폴리오는 기술 발전과 고객 니즈에 맞춰서 최적화하고 있으며, 폴더블폰의 경우도 여러 상황을 종합해서 운영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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