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

지난달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 말이다. 이 발언으로 인해 김현미 장관이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아파트가 돌연 빵에 비유된 것은 지난달 발표된 전세대책과 관련돼 있다. 정부는 지난달 19일 공공형 전세 물량 11만호를 공급해 전세수요를 충당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전세대책을 발표했다.

고심 끝에 내놓은 전세대책이었지만, 한계성이 곧장 지적됐다. 대책 발표 당시부터 공급되는 주택이 아파트가 아닌, 빌라 중심인 만큼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지난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이어졌고, 결국 김현미 장관의 ‘빵 발언’이 탄생했다. 김현미 장관의 빵 발언은 아파트의 경우 공사 기간이 긴 만큼 단기간 내 공급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부동산정책을 총괄하는 관계부처의 수장으로써 절박함이 묻어나는 발언이다. 올해 연이은 부동산대책에도 시장이 안정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답답함을 토로한 발언으로도 읽힌다.

아파트 건설 공기를 감안해 단기간 공급이 어렵다는 점은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매매와 전월세 가격이 모두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를 빵에 빗댄 표현은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야권을 중심으로 ‘빵투아네트’ ‘빵 장관’ 등의 조롱섞인 비판도 나온다.

올해 서울 집값은 등락을 오갔지만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전셋값은 75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 중이고, 월세 또한 지난달 0.18%의 상승률을 보이며 통계 이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임대차법 시행 후 서울 내 전월세 물량이 모두 급감하는 등 거주난이 불거진 상황이다.

부동산 관계부처 수장의 빵 발언이 아쉬움을 남기는 이유다. ‘아파트는 단기간 공급이 어렵다’며 직설적인 답만 내놓았다면 ‘빵 장관’이라는 비판은 듣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김현미 장관은 부동산 시장 안정에 있어 그 누구보다 고심을 하고 있을 것이다. 아파트를 빵에 빗댄 절박함이 시장 안정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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