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지킬 앤 하이드′라고 비판한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 ″품격을 포기하지 말라″라며 응수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유승민 전 의원을 작심 비판하고 나섰다. 유 전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원색 비난을 한 데 따른 것이다.

양 최고위원은 지난 7일 오후 페이스북에 “개인적으로 유 전 의원님의 품격과 내공을 존경해 왔다”며 “그래서인지 오늘 의원님의 발언은 유감”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은 같은 날 문 대통령의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에 대해 사과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리 의지를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의 혼란이 오래가지 않고, 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라며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어 나간다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보다 굳건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윤 갈등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검찰개혁 완수’로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자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유체이탈도 이 정도면 심각한 중증의 환각 상태”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을 내세워 온갖 무리한 수단을 총동원해 검찰총장을 쫓아내려던 대통령과 오늘 저 말을 태연히 내뱉는 대통령은 과연 동일인이 맞는가”라며 “살아있는 권력의 불법을 수사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던 대통령과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말하는 대통령은 과연 동일인이 맞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지킬 앤 하이드 뮤지컬을 보고 있는가”라고도 덧붙였다. ‘지킬 앤 하이드’는 흔히 ‘이중인격’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언급되는 작품이다.

이에 대해 양 최고위원은 “여당 원내대표 시절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다’라고 말씀하신 정치적 소신에 놀랐고, 이로 인해 원내대표직을 사퇴하면서 남기신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라는 퇴임사에 감동했다”며 “그래서인지 오늘 의원님의 발언은 매우 유감이다. 아무리 정치인에게 비판은 숙명이라지만 오늘의 표현은 지나치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보고 배울 후배들이 더 많으실 텐데 선배 정치인의 언어로서는 적절하지 않으셨다”며 “유승민이라는 정치인을 있게 한 품격마저 포기하지는 말아달라. 격조 있는 비판이 더 아픈 법”이라고 했다.

양 최고위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간 안 대표가 현 정권에 대해 ‘과격한 비판’을 이어온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양 최고위원은 “(유 전) 의원님께 안 대표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는 저의 생각이 착각이길 바란다”며 “두 분의 동행은 한 번으로 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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