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8일 오전 국회에서 비상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정국 혼란으로 국민에게 매우 죄송하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은 8일 오전 국회에서 비상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정국 혼란으로 국민에게 매우 죄송하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이 ‘정국 혼란으로 국민에게 매우 죄송하다’고 밝힌 것에 대해 “사과가 아니다”라며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언급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여권의 ‘윤석열 죽이기’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검찰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해 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한 자책의 의미이자 ‘입법독재 선전포고’라고 공격을 퍼부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위법을 거듭하면서 권력을 수사하는 검찰을 무력화하기 위해 하는 짓을 두둔하며 지켜본 대통령이 뒤늦게 죄송하다고 얘기하는 것이 민심을 제대로 알고나 하는 이야기인가”라며 “사과 같지 않은 사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내대표는 의총에 앞서 CBS라디오 인터뷰에서는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며 “이게 무슨 사과냐. 추미애 장관이 이렇게 위법하고 포악에 가까운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는 것을 다 지켜보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뜻과 일치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가 결코 아니다”며 “전후 맥락을 보면 윤석열 검찰총장 죽이기를 사과하는 게 아니고, 검찰개혁을 잘 완수했어야 하는데 제대로 못하고 혼란을 초래했다는 자책의 의미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추윤 전쟁에서 추미애의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가 아니라, 권력기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고 공수처 출범을 위해 야당 비토권마저 삭제하는 입법독재를 강행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로 들린다”며 “검찰개혁을 제대로 못해 ‘혼란을 끼쳐 죄송하다’는 대깨문(문 대통령 극성지지층)식 현실 왜곡이 그대로 대통령의 워딩에 녹아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방역과 민생에 변화 없이 마음을 모아야 할 때 혼란스러운 정국이 국민께 걱정을 끼치고 있어 대통령으로서 매우 죄송한 마음”이라며 “한편으로는 지금의 혼란이 오래가지 않고 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한 마지막 진통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날 언급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문 대통령이 직접 유감 표명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우는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민심을 겸허히 수용한다는 취지로 읽었다”며 “무엇보다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 중인 상황에서 정치가 국민의 마음을 또는 걱정을 덜어줘야 되는데 그러고 있지 못하다, 자성해야 될 때가 아닌가라는 취지의 표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은 ‘문 대통령이 정국 혼란을 조성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언급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계속 일부 언론과 야권에서는 대통령이 풀어라 대통령이 답을 하라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느냐”며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는 것이 저는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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