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그룹 오너 2세 홍정국 대표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BGF그룹 오너 2세 홍정국 대표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연말 인사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그룹 오너 2세 홍정국 대표가 다시 한 번 ‘광속 승진’ 행보를 이어갔다. 2013년 입사해 불과 7년 만에 사장 자리에 오른 모습이다. 오너 2세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이 같은 ‘금수저 행보’에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 입사 7년 만에 사장 등극… ‘승승장구’

BGF그룹은 지난달 27일, 8명의 임원을 승진시키는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단연 눈길을 끈 인물은 홍정국 BGF 대표다.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장남인 그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전격 승진하며 거침없는 발걸음을 이어갔다.

그야말로 초고속 승진이다. 2013년 6월 BGF리테일 경영혁신실 실장으로 입사한 그는 줄곧 거침없는 승진가도를 달려왔다. 입사한지 반년도 되지 않아 등기이사에 선임됐고, 1년 6개월 만인 2014년 12월엔 상무로 승진했다. 2015년엔 다시 1년 만에 전무로, 2년 뒤인 2017년엔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3년 만인 올해 사장 직함을 달게 됐다.

뿐만 아니다. 홍정국 대표는 지난해 5월엔 부모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아 2대 주주 자리를 꿰찼으며, 지난해 11월엔 대표이사에 선임된 바 있다. 소유와 경영 두 가지 측면에서 2세 경영 체제를 공고히 다지고 있는 모습이다. 

◇ 전형적인 금수저 행보… 성과로 입증해야

홍정국 대표의 이러한 행보를 향한 세간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우선, 홍정국 대표의 분주한 행보가 책임경영의 일환이라는 평가다. 특히 홍정국 대표가 화려한 학력 및 경력을 갖추고 있고 그동안 BGF그룹에서 경영에 적극 나서왔던 만큼, 급변하는 시대 흐름 속에 BGF그룹을 성장으로 이끌 것이란 기대가 상당하다.

홍정국 대표는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출신이자 와튼스쿨에서 MBA 과정을 마쳤으며, 보스턴컨설팅그룹코리아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또한 BGF그룹에서는 해외진출과 배달 서비스 구축, 헬로네이처·BGF에코바이오 등 신사업 추진 등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전형적인 금수저 행보라는 점에서 싸늘한 시선도 적지 않다. 입사한지 7년 만에 사장과 대표이사, 2대주주 등을 꿰차는 것은 오너 2세였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일반 직원들에게 임원 승진은 최종 꿈으로 여겨지며, 이를 이루기까지 보통 20년 이상의 오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반면, 홍정국 대표는 이를 입사 1년 반 만에 33세의 나이로 이뤄냈고, 30대가 지나기 전에 사장 자리까지 차지했다.

BGF그룹의 핵심사업인 편의점 CU가 서민들에게 무척 친숙한 존재라는 측면에서 홍정국 대표의 금수저 행보는 더욱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다.

더욱이 홍정국 대표의 그간 행보엔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해외진출의 경우, 몽골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긴 하지만 그에 앞서 이란과 베트남에서는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국제정세와 코로나19라는 뜻밖의 변수 때문이긴 했지만, 홍정국 대표에게 오점으로 남은 사업실패다.

홍정국 대표가 야심차게 주도한 헬로네이처도 아직 물음표를 떼지 못한 상태다. BGF그룹은 홍정국 대표의 진두지휘 하에 2018년 300억원을 투입해 온라인 신선식품업체인 헬로네이처 지분 50.1% 및 경영권을 확보한 바 있다. 그러나 헬로네이처는 지난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운 1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말았다. 

물론 신사업이 자리를 잡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 다만, 아직까지 이를 홍정국 대표의 성과로 볼 수 없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결국 이 같은 싸늘한 시선은 홍정국 대표 스스로 해소시켜 나가야 할 과제다. 성과를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와 책임에 부응하고, 금수저 행보라는 지적을 불식시켜야 한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편의점 업계가 코로나19로 더욱 빠른 변화의 흐름을 마주하고 있는 가운데, 홍정국 대표의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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