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 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문재인 정부를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는 뜻의 ‘귀태(鬼胎)’로 규정한 것에 대해 의원직 사퇴를 거론하며 '망언'이라고 반발했다.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배 의원은 지난 8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과오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과정에서 ‘귀태’를 언급했다.
배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이 순간 온 국민 삶을 피폐하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가장한 귀태, 바로 문재인 정권”이라며 “국민을 현혹해 제 배만 불리우는 이 혁명세력은 정권으로 탄생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배 의원은 김 위원장이 과거 민주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사실을 겨냥해 “김 위원장이 눈물을 뿌리며 가장 먼저 사과해 주셔야 할 일은 잘못된 역사를 여는데 봉역하셨다는 것 바로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배 의원이 언급한 ‘귀태’는 2012년 번역 출간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에 등장하는 표현으로 2013년 민주당 원내대변인이었던 홍익표 의원도 ‘귀태’ 표현을 사용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홍 의원은 당시 해당 책을 인용해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귀태의 후손’에 비유했었고,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홍 의원은 원내대변인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민주당은 배 의원을 향해 즉각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고 국민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정청래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배현진 의원의 사진을 게시하고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 국회에 들어오지 말았어야 할 어쭙잖은 초선들이 있다”며 “누구 말마따나 ‘배운게 있어야지 사퇴하세요’”라고 비판했다.
신영대 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에서 “‘귀태’라는 망언으로 이 정부와 모든 국민을 모욕한 것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며 “배현진 원내대변인의 발언은 국회의원의 개인 자질을 의심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이 했다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폭언이고 망언”이라고 반발했다.
신 대변인은 “2013년 우리당 원내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귀태’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당시 새누리당은 반인륜적 범죄라고 비난하며 모든 국회 일정을 거부했었다”며 “배 원내대변인은 즉각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고, 국민과 대통령께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귀태 정권, 혁명세력이 나라 헌정사를 뒤엎고라는 표현은 탄핵에 나섰던 국민들의 외침을 부정하는 것이고, 국민투표로 선출된 정부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결국 박근혜 탄핵이 억울하다는 뜻이니, 어느 국민이 공감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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