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의당의 ′전화 갑질′ 주장과 관련해 ′남성 혐오′를 지적하며 반박했다. 김 의원은 더이상 논쟁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의당의 갈등이 연일 이어졌다. 김 의원이 정의당의 갑질 주장에 대해 ‘남성 혐오’를 지적하자, 정의당은 ″인지 부조화가 심각하다″고 응수했다. 다만 김 의원이 이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논쟁을 벌이지 않겠다고 했고, 정의당도 ’가치가 없는 글‘이라고 말하면서 논란이 더이상 증폭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갈등은 지난 10일 하루 동안 지속됐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정의당의 노회찬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6411 버스’에는 여성도 타고 있었고, 남성도 타고 있었다”라며 “정의당이 논평에서 30대 어린 여성 대변인을 강조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의 본질과 전혀 상관없는데도 모든 문제를 남녀 갈등의 시각에서 분열시키고 남성 혐오를 정치에 이용하는 게 정의당의 정의인가”라며 “이것은 정의가 아니라 명백히 또 다른 유형이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의당은 김 의원이 자신을 비판한 논평에 대해 조치를 하지 않으면 낙태죄·중대기업재해처벌법 등 정의당 법안을 도와주지 않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나이 어린 여성이라고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여기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거대 여당 의원이 타 당 대변인에게 협박성 전화를 하는 게 가능했던 이유는 ‘나이 어린 여성’이자 ‘소수정당 원외 대변인’이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정의당에서는 30대 정치인을 어린 사람 취급하는가. 여성한테는 항의 전화 못 하는 가”라며 “정당의 대변인이면 그냥 대변인인 것이고, 경찰이면 경찰인 것이지 스스로가 왜 ‘여성’, ‘어린’, ‘대변인’을 강조해 이야기하는가”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김 의원이 이 글을 마지막으로 어떤 논쟁도 이어가지 않겠다고 언급하면서 논쟁은 잠시 멈췄다. 그러나 이날 오후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하고 정의당 홈페이지에 게시하기에는 김 의원의 글은 가치가 없는 글”이라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장을 남겼다.

정 수석대변인은 김 의원을 향해 “인지 부조화가 심각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브리핑에서 지적한 핵심은 부적절한 항의 방식과 그 과정에서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발언 즉, 중대재해법 제정, 낙태죄 폐지에 협조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협박에 해당하는 갑질 폭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해력 부족인지 모르겠지만, 본인이 했던 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조차 없다. 대신 본인이 피해자라는 억지 주장과 젠더 갈등을 조장하는 부적절한 입장으로 자기 합리화만 일관한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김 의원은 더 이상 논쟁을 이어가지 않겠다고 밝혔다”라며 “그래도 사과는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내 인사들 역시 비판대열에 합류했다.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는 “매우 영리하게도 젠더 문제를 자기방어수단으로 삼았다”며 “젠더 이슈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지지자들을 보호막으로 삼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정책위의장 역시 “본인의 어떤 잘못도 시인하지 않고 본질을 흐리며 시시비비를 회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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