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보건당국 신뢰 잃은 아스트라제네카, 연내 승인은 먹구름… 해결과제 남아
아스트라제네카, 3상 중간보고서 ‘안전상 문제 無’… 접종용량 관련 추가분석 중
FDA·EMA 승인 전 국내 식약처 우선 승인 가능?… 전문가 “현재로서는 힘들어 보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 아스트라제네카 홈페이지 갈무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아직 임상3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며, 앞서 두 차례의 중증 이상반응에 대해 미국 FDA 측으로 정보를 선제적으로 제공하지 않아 신뢰성이 떨어진 상황이다. / 아스트라제네카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 등에서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임상3상을 마무리 짓고 각국 보건당국의 허가 심사를 진행 중이다. 반면 우리 정부가 구매 계약을 체결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는 해외 보건당국의 신뢰성 하락 및 허가 지체 등 부정적인 이슈가 터져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은 백신 도입이나 생산이 지체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는 입장이지만,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충북 청주 질병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늦어질 수 있다는 외신보도와 관련해 방역당국 입장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 8일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미국 보건당국의 신뢰를 잃어 연내 승인은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9월 원인을 알 수 없는 부작용으로 임상시험을 중단한 뒤 FDA 측에 이 사실을 곧바로 알리지 않았으며, 이후 뒤늦게 백신과 부작용이 관계가 없다는 증거를 FDA 측에 제출했다는 게 보도의 주요 내용이다.

또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외신들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은 몇 가지 임상시험에서 충분한 데이터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국내 검사체계는 미국과 다르다”며 “해외 심사 경향을 충분히 고려하겠지만, 이것과 관련해 국내 도입이나 생산이 지체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관련 부분에 대해 승인을 담당할 것”이라면서 “국제 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따르면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질병관리청 측의 브리핑 내용을 살펴보면 FDA 승인여부와 무관하게 식약처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허가 심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기 때문에 허가 일정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얘기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은 임상3상을 아직 마치지 못한 상황이다.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중간보고서가 발표되긴 했으나, 1차 접종 시 표준용량의 절반만 투여하고 이후 2차 접종 때 표준용량을 투여했을 때 효과가 더 높게 나타나 이에 대해 현재 추가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임상3상이 언제 마무리될지에 대해서도 단정 짓기 힘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국내 허가 및 공급 시기를 빠르면 내년 2∼3월쯤으로 내다봤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도입 시기에 대해 우려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고려대 의학대학 유튜브채널을 통해 꾸준히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입장을 전달하고 있는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내년 2∼3월쯤이 되겠지만, 현재 몇 가지 불확실성이 드러났다”며 “하프도즈에서 효과가 더 높은 것에 대해 임상3상을 진행 중이며, 이와 함께 이상반응에 대해서도 점검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백신 생산이 예상과 달리 차질이 빚어져 영국에서조차 공급이 늦어지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며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보다 여러 문제가 발견된 상황이며, FDA에서는 중증 이상반응 2건에 대해 미리 보고하지 않은 점을 지적해 연내 허가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허가와 관련해서는 “식약처가 미국 FDA나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과 무관하게 품목허가를 내린다면 모르겠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이와 관련해 즉답을 피했다. 가정에 대해서는 답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3상 결과를 포함해 안전성·유효성을 최우선적으로 품질시험검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외국 허가 진행사항을 종합해 철저히 검증할 예정이고, 질병관리청 접종계획에 따라 차질이 없도록 허가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 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이 고령자 임상에 대해 결과가 부족하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측으로부터 제공받은 옥스퍼드대가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인 ‘AZD1222’는 모든 연령대에서 유사한 수준으로 강력한 면역반응을 보였고, 젊은 성인 참여자보다 56세 이상의 고령 참여자에서 내약성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시적이고 경미한 수준의 국소 및 전신 반응은 이전에 분석된 중간 데이터와 비슷했고 AZD1222를 두 번 투여한 군에서 더 적은 이상 반응이 발생했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국소 및 전신 반응 발생 빈도가 낮았다”는 내용과 함께 “AZD1222는 두 번째 투여 후 약 20% 가량 더 적은 국소 및 전신 반응이 발생, 56세 이상에 비해 70세 이상 고령 참여자 군에서 국소 반응과 전신 반응이 각각 27%, 21% 적게 나타났다”는 2/3상 COV002 임상결과가 함께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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