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에 찬성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가까스로 필리버스터를 종결할 수 있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의 ‘한 표’가 판을 바꿨다. 더불어민주당이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에서 가까스로 180석을 확보했는데, 막판에 입장을 선회한 조 의원의 표가 없었다면 부결이 될 뻔했던 셈이다.

국회는 지난 13일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을 진행했다. 당초 민주당은 야권의 발언권을 보장하겠다는 이유로 필리버스터 종결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줄지 않자 입장을 바꿨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종결할 수 있다는 자신이 깔려 있었다. 민주당은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된 정정순 의원을 제외하고 173석을 확보했다. 여기에 범여권 무소속 의원 4명(양정숙·김홍걸·이상직·이용호)과 열린민주당 3석, 기본소득당 1석을 합한다면 총 181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계산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아슬아슬했다. 찬성 180표, 반대 3표, 무효 3표가 나왔다. 민주당이 자신한 범여권 내에서 이탈표가 나온 것이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 종결을 위해서는 재적의원 중 5분의 3(18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막판 ‘찬성’으로 가닥을 잡은 조 의원의 표가 없었다면 179표로 자동 부결이 되는 상황이었다.

앞서 조 의원은 필리버스터 강제 종결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소수의 의견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민주주의는 소수자 의견 표명의 자유가 핵심”이라며 “필리버스터를 하자마자 종결 투표하려는 움직임을 반대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그의 생각을 바꾸었다. 그는 “현재 국회에서 4일째 진행되고 있는 국정원법 필리버스터는 소수당 의견 보장이라는 취지와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무제한토론을 진행하시는 분들은 애초 필리버스터 이유가 된 국정원법이 아닌 다른 사안에 관한 말씀을 더 많이 하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13일) 자로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이 넘었다. 정부에서 최후의 수단인 방역 3단계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상황에서 국정원법에 관한 무제한 토론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게 무제한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신청한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도 종결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앞서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을 가까스로 끌어내면서 ‘이탈표’에 대한 고심이 깊어진 모양새다. 민주당은 여권 의원들의 표단속에 나서면서 이날 오후 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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