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이 리모델링 시장 내 입지 굳히기에 나선다./시사위크DB
쌍용건설이 리모델링 시장 내 입지 굳히기에 나선다./시사위크DB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리모델링 1세대 건설사로 여겨지는 쌍용건설이 올해 주택 부문의 성과에 힘입어 내년부터는 리모델링 시장 내 입지 굳히기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최근 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규제 기조로 리모델링 시장의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점을 노린 복안이다.

쌍용건설은 내년을 리모델링 분야 초격차 1위 굳히기의 원년으로 삼을 방침이라고 15일 밝혔다. 쌍용건설은 이를 위해 도시정비 사업부문에 속해 있던 리모델링팀을 별도로 분리하고, 인원 확대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신공법 개발과 점담 엔지니어 육성를 육성하는 한편, 대규모 공사 수주를 위해 타사와의 전략적 제휴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쌍용건설은 그간 국내 리모델링 업계의 선두주자로 여겨졌다. 지난 2000년 7월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사내 리모델링 전담팀을 신설하고, 현재까지 총 13개 단지, 9,000가구를 시공했다. 실제 쌍용건설은 ‘방배동 쌍용예가 클래식’을 비롯해 국내 단지 전체 리모델링 1~4호를 모두 시공한 바 있다.

현재에는 서울 송파구 오금 아남 아파트의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단지는 송파구 내 최초 리모델링 단지인 것과 더불어 리모델링 단지로는 최초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승인을 받아 일반분양을 추진하는 단지다.

쌍용건설이 리모델링 시장 내 입지 굳히기를 피력한 것은 정비사업 시장의 변화를 감지한 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허용연한, 안전 관련 규제가 강화되며 리모델링의 반시이익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정부의 재건축 및 재개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리모델링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최근 들어 재건축 관련 규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재건축 단지에 적용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2018년 1월부터 재차 시행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조합원들이 얻는 이익이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넘을 시 초과 금액의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재건축 조합 입장에서는 재건축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환수금에 대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재건축 추진에 대한 부담이 더해지는 셈이다.

올해에는 부동산대책으로 재건축 안전진단을 소폭 강화됐다. 현행 아파트 재건축 안전진단은 관할 시·군·구가 1차 안전진단 기관을 선정하지만, 올해 6.17 부동산대책으로 1차 안전진단 기관 선정·관리주체를 시·군·구에서 시·도 단위로 확대했다. 2차 안전진단 과정에서는 그간 전무했던 현장조사를 의무적으로 포함시키고, 자문과정에서의 자문위원의 총점을 비공개해 독립적 판단이 가능토록 했다.

또한 안전진단 보고서 부실작성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던 것을 개정해 안전진단 보고서 부실작성에 대해서도 과태료 2,000만원을 부과하고, 허위·부실 작성 적발시 입찰 제한 1년을 두기로 했다. 해당 개정안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

여기에 허용연한이 짧다는 점도 리모델링 사업의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재건축 건축물의 허용연한은 30년이다. 반면, 리모델링 건축물의 허용연한은 15년이다. 재건축 대비 허용연한이 절반 가량 짧은 기간이다.

이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리모델링 시장 규모의 성장도 예상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02년 7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17조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또한 연구원은 건축물 리모델링과 건축물 유지·보수 시장을 더한 국내 리모델링 시장 총 규모가 2025년 37조원에서 2030년에는 4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 공사는 신축에 비해 난이도가 월등하게 높아 경험이 없는 시공사가 뛰어들기에는 어려운 분야”라며 “리모델링 분야 초격차 1위 수성을 위해 서울과 수도권 대단지, 역세권 등 입지가 양호한 곳을 위주로 아파트 리모델링 수주를 강화하고, 신공법 개발과 전담 엔지니어 육성은 물론,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타사와 전략적 제휴 등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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