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회 5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추 장관이 사퇴 후 어떤 정치 행보를 보일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회 5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추 장관이 사퇴 후 어떤 정치 행보를 보일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과 갈등을 표출하며 정국을 뒤흔들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그의 다음 정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미애 장관은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윤 총장에 대한 징계 결과를 보고한 뒤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앞으로 숙고하여 수용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여권은 추 장관의 사표 수리를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17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미애 장관의 사표는 당연히 수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추미애, 장관 이후 행보 

정치권에서는 추 장관이 내년 1월로 예상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에 맞춰서 파견 검사와 검찰 고위 간부 인사까지 단행하고 장관직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추 장관은 현재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추 장관은 지난달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서울시장이나 대선 출마 의향이 없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검찰개혁의 사명을 갖고 이 자리에 왔기 때문에 그 일을 마치기 전까진 정치적 입장을 갖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추 장관은 ‘장관직을 그만둔 후라면 출마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그거야 알 수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정치권에서는 추 장관의 다음 정치 행보를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이 완수되면 떠나겠다고 했던 추미애 장관, 그 ‘검찰개혁’은 ‘윤석열 찍어내기’였다”라며 “초유의 ‘검찰총장 찍어내기’의 대가는 국무총리? 첫 공수처장? 서울시장 후보?”라고 썼다.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은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결과를 보고한 후 사의를 표명했다. 추 장관의 향후 정치 행보를 두고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와 대선 도전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뉴시스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은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결과를 보고한 후 사의를 표명했다. 추 장관의 향후 정치 행보를 두고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와 대선 도전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뉴시스

◇ 서울시장 보선 아니면 대선 도전? 

정치권 안팎에선 추 장관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추 장관이 윤 총장과의 전면전에서 강성 친문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던 만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구도를 흔들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지난 17일 YTN에 출연해 “추 장관이 서울시장(출마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이번에 이렇게 무리해서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을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추 장관이 당장 서울시장 선거전에 뛰어들기에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서울지역 한 의원은 18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후임 장관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고 확정되고 나면 추 장관은 완전히 쉬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며 “그동안 검찰이라는 강력한 조직과 갈등하고 대결을 해왔기 때문에 많이 지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장 선거에 나오기는 좀 이르지 않을까”라며 “현재 후보군도 있고, 장관에서 사퇴하고 나서도 검찰개혁이 완성되는 과정, 공수처가 설치되는 과정에서 할 역할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바로 선거전에 돌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추 장관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다면 ‘나쁠 것 없다’는 분위기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추미애-윤석열 갈등’ 국면에서 추 장관의 행보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민심 흐름이 강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추미애-윤석열 갈등’ 문제를 서울시장 선거전에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의힘 성일종 비상대책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추미애 장관의 칼춤이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한 것이라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추 장관을 서울시장에 출마시켜라. 선거는 심판이다”고 주장했다.

성 비대위원은 “(여권은)정부여당의 윤석열 찍어내기가 적법하고 타당하다고 한다”면서 “과연 개혁이고 민주주의와 법치를 바로 세웠는지 대한민국 수도에서 심판을 받아보자. 뭐가 두려운가. 지금까지 정부여당이 당당하게 옳은 일을 했다면 피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추 장관이 서울시장 보궐선거보다는 2022년 대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추 장관의 원래 꿈은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라며 “추 장관이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아닌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YTN에 출연해 “추 장관이 내상을 치유하는 시간은 상당히 필요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울시장 선거에 나갈 상황은 못 된다고 보고, 국민 여론도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고 생각된다”며 “다음에 정치적 재기를 모색할 수 있는 시간들이 주어진다면 대권밖에 사실은 없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과연 이런 상황에서 대권 출마를 할 수 있을 것인가”라며 “지금 당내에서는 추 장관을 검찰개혁이라고 하는 굉장히 큰 화두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응원하는 메시지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대권 주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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