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돌연 선언하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안 대표는 줄곧 서울시장 출마를 부정하면서 2022년 대선 출마 의지를 보여왔지만,결국 체급을 한 단계 낮추는 길을 선택했다.

안 대표를 위시한 국민의당은 우선 야권이 서울시장을 탈환해야 2022년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장 출마 명분으로 ‘결자해지’도 들었다. 지난 2011년 유력 서울시장 후보였던 안 대표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후보를 양보했다. 이후 서울시장에 당선된 박 전 시장은 내리 3선을 했다. 이번 보궐선거가 박 전 시장이 연루된 불미스러운 일로 마련된 만큼 스스로 매듭을 풀어내야 한다는 취지다.

반면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대표의 정치적 결단에 대해 과거 대비 희미해진 영향력과 교착상태에 놓인 지지율·3석 군소정당으로서의 한계 등을 극복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그 다음에 있는 대통령 선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는 요소”라며 “그 역할을 (안 대표) 본인이 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저희들이 느끼는 대한민국 위기, 위험이 아주 심각한 상황”이라며 “대한민국 헌정질서 기본인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완전히 무너져 내렸기 때문에 안철수 개인뿐 아니라 야권 정치인이라면 정치인생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안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에 선을 그어왔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선거는 절대 안 나간다”며 “서울시장과 대통령이 바꿀 수 있는 것은 범위가 다르다”고 말해 대선 직행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거여(巨與) 입법독주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내년 보궐선거를 통해 반전을 이루지 못하면 대선은 물론 야권의 미래 자체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 정치적 영향력이 급상승하는 만큼 차차기 대선도 노릴 수 있다.

안 대표는 전날(20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지 못하면 다음 대선은 하나 마나 할 것”이라며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피 토하는 심정으로 지켜보며 지금은 대선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19일 당직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도 “박 시장에게 후보를 양보했던 제가 결자해지 하겠다”며 출마 의지를 밝혔다.

당 안팎의 지속적 출마 요청도 안 대표의 결심에 한 몫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 대표) 본인은 출마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는데 최근 들어 출마 요구 의견들이 더 세졌다”며 “서울시장 선거가 굉장히 중요한데 야권에서 가장 확장성·경쟁력 있는 후보가 안 대표 아니겠느냐는 측면에서 출마 요청을 많이 한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공식화로 당장 내후년 대선은 사정권에서 멀어지게 됐다. 오히려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재선에 도전해 시정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보궐선거에 따른 서울시장 잔여임기는 약 1년이다.

이 의원은 “내년 보궐선거에서 안 대표가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그 다음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정치도의에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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