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지난 20일 게임과 금융을 결합한 새로운 사업을 위해 신한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정주 NXC 대표가 올해 핀테크 사업에 꾸준한 관심을 드러내온 것이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시스
넥슨은 지난 20일 게임과 금융을 결합한 새로운 사업을 위해 신한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정주 NXC 대표가 올해 핀테크 사업에 꾸준한 관심을 드러내온 것이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넥슨이 금융 시장 진출 준비에 나섰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금융권 협업을 통한 핀테크 시장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형 게임사 넥슨도 핀테크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 신한은행과 손잡은 넥슨… 김정주 관심 작용했나

넥슨은 지난 20일 게임과 금융을 결합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신한은행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신사업을 추진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 이번 MOU를 시작으로 각 사의 강점을 결합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양사는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기반의 신규 사업모델을 발굴함과 동시에 △금융인프라 기반의 결제사업 추진 △게임‧금융 연계 콘텐츠 개발 및 공동마케팅 △공동 미래사업 추진 등 다방면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넥슨은 AI, 빅데이터 등 연구 및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인텔리전스랩스’를 중심으로 머신러닝, 딥러닝 등 다양한 연구를 통한 새로운 서비스를 모색해왔다. 여러 연령층의 방대한 데이터, 이용자 행동패턴 등에 대한 연구와 노하우를 기반으로 게임과 금융을 결합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게임사와 금융권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내 대형 게임사 중 한 곳인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KB증권,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과 함께 합작법인 ‘AI 간편투자 증권사’ 설립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엔씨의 NLP(자연어처리) 기술과 KB증권,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의 금융 데이터를 접목한 ‘AI PB’를 선보일 계획이다. 

게임사들이 금융권과 협업해 핀테크 시장에 진출하는 것에 업계선 어느 정도 예상한 분위기다. 정부가 인터넷은행을 도입하기 시작하며 빅테크 기업들에게도 금융 시장 진출길이 열리기 시작한데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기존의 경제구조가 크게 흔들리고 업종간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핀테크 시장 공략도 가능해졌다.

특히 넥슨의 핀테크 시장 진출은 김정주 NXC 대표의 핀테크에 대한 높은 관심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월 김 대표는 해외 펀드회사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이후 트레이딩 플랫폼 개발을 위한 자회사 ‘아퀴스’를 설립했다. 아퀴스의 대표는 김성민 전 넥슨코리아 인텔리전스랩스 개발실장이 맡고 있다. 

아퀴스를 설립한 후 지난 3월 김 대표는 버진아일랜드의 NIS 인드라 펀드에 1,141억원을 투자하며 핀테크 사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지난 몇 년간 블록체인, 암호화폐 사업에 적극 관심을 드러냈던 것과 다소 차이가 있는 행보였다. 

이에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암호화폐와 관련한 이슈들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단독으로 사업을 전개하기에는 적잖은 부담이 뒤따르는 만큼 가파르게 성장 중인 핀테크와 결합하는 방향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인텔리전스랩스 개발 인력을 더욱 확장하는 등 기술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넥슨이 신한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핀테크 시장에서 자사의 기술력을 결합한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하며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암호화폐의 시장 활성화 시점을 정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국내 기업들도 시장을 기민하게 주시하며 대응하고 있다”며 “넥슨이 최근 인텔리전스랩스를 통해 자사의 기술력을 빠르게 키워내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핀테크 사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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