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기획단 회의에서 김민석 선거기획단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야권의 서울시장 선거 후보단일화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서울시장 선거 흥행 전략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지난달 16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기획단 회의에서 김민석 단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야권의 서울시장 선거 후보단일화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서울시장 선거 흥행 전략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내년 4월 예정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판이 커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대응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민주당 소속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문에 휩싸인 채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서 치러지게 됐다.

서울시장 선거전은 ‘박원순 쇼크’에 ‘부동산 정책 후폭풍’까지 겹치면서 민주당 입장에선 전반적으로 여건이 불리한 상황이다. 최근 민심 흐름도 민주당에 우호적이지 않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19~20일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를 실시한 결과, 서울시장 선거에서 범야권 후보가 범여권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범야권 후보에게 투표를 하겠다’는 응답이 43.2%였고, ‘범여권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7.0%로 집계됐다.(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런 상황에서 야권은 ‘반문재인’ 전선을 기치로 판을 키워가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대선주자급 인사들의 차출론이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까지 서울시장 선거전에 뛰어든 상황이다. 야권은 현재 야권 후보단일화 문제를 놓고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 야권의 ‘흥행 가능성’에 민주당 초조

이처럼 야권 서울시장 후보군들의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출마에 대해 평가절하하며 냉소적 반응을 보이면서도 민주당이 흥행 몰이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초조함이 감돌고 있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든 주자는 우상호 의원이 유일하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박주민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박영선 장관과 박주민 의원이 서둘러 결단을 내려 서울시장 경선을 ‘붐업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우상호 의원은 이 같은 목소리에 대해 지난 22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건 제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 않겠나”라며 “아무래도 (박영선 장관과 박주민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하면)경선이 조금 더 주목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의 ‘판 키우기’에 맞서 민주당도 후보군을 넓히기 위해 새로운 주자를 내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당내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사퇴 의사를 밝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도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민주당 재보궐선거기획단은 지난 22일 회의를 열고 경선룰과 일정을 논의한 끝에 경선룰 확정 시기를 내년 1월 초 이후로 미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야권의 후보단일화 추이에 따라 민주당 후보군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 경선룰 확정을 미룬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선거기획단장인 김민석 의원은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대표의 출마에 대해 “야권 후보군의 유동성을 높인다는 점은 있는 그대로 주시하고 있다”면서 “우리(여당) 후보군들의 출마 여부와 시기 검토를 촉진하고 또 다양한 잠재 후보들이 거론되는 등 계기로 작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 언론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군이) 좀 더 넓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판을 주도하기 위해 새로운 외부 인사 영입을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새로운 인물 영입은 전략공천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카드다. ‘새 인물 영입’은 경선을 준비해온 기존 주자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고, 민주당이 그동안 시스템 공천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민주당 내에서는 기존에 거론되고 있는 후보군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기존 후보군으로 경선을 치르고 정책 비전 경쟁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시장 선거기획단에서 조직총괄분과장을 맡고 있는 안규백 의원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새로운 인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존 주자들과 함께 새로운 마케팅을 해야 한다”며 “부동산 문제를 잡을 방법 등 서울에 대한 정책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재보궐선거기획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경태 의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기존에 거론되는 후보들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모두 체급이나 역량으로 봤을 때 훌륭한 분들이기 때문에 야권 후보들에게 민주당 주자들이 뒤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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