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넷플릭스에서 자사의 웹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드라마, 영화 등을 공개한다. 넷플릭스의 대규모 투자, 막강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각 사가 보유하고 있는 IP의 영향력을 보다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넷플릭스
네이버와 카카오가 넷플릭스에서 자사의 웹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드라마, 영화 등을 공개한다. 넷플릭스의 대규모 투자, 막강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각 사가 보유하고 있는 IP의 영향력을 보다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넷플릭스·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인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에 발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대규모 투자, 막강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각 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권(IP) 영향력을 보다 확장시킨다는 전략이다.

◇ 드라마로 선공략… 카카오, 영화도 개봉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네이버웹툰, 다음웹툰을 기반으로 한 영화·드라마 등을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 중이다. 먼저 네이버는 넷플릭스에 ‘스위트홈’을 공개했다. 스위트홈은 동명의 네이버웹툰이 원작이다. 

웹툰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9개 언어로 전 세계에 서비스돼 글로벌 누적 조회수 12억뷰를 기록한 네이버웹툰의 대표작 중 하나다.

웹툰의 인기는 넷플릭스로 공개된 스위트홈까지 이어졌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스위트홈은 지난 21일 기준 한국을 포함해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카타르 △태국 △베트남 등 총 8개국 넷플릭스 차트 1위에 올랐다. 또한 홍콩, 미국, 멕시코, 프랑스 등에서도 차트 10위권에 진입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카카오는 ‘경이로운 소문’을 방영 중이다. 경이로운 소문은 일상에서는 국숫집 ‘언니네 국수’를 운영하는 카운터들이 악귀를 잡는 히어로물로 동명의 다음웹툰이 원작이다. 경이로운 소문은 지난 23일 기준 넷플릭스 차트 2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극장에서 개봉 예정이었던 ‘승리호’도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로 전세계 190여개국 31개 언어로 번역돼 내년 상반기 개봉될 예정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현재 넷플릭스 뿐만 아니라 공중파, 케이블 등에서도 웹툰 IP를 기반으로 하는 드라마를 선보이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여신강림’, 다음웹툰의 ‘이태원 클라쓰’가 대표적이다. 특히 이태원 클라쓰는 지난 3월 최고 시청률 16.5%를 기록하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인지도가 탄탄한 웹툰 IP를 앞세워 기존 채널을 통해서도 높은 인기를 견인했던 네이버와 카카오의 넷플릭스행에 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 차원으로 분석한다.

◇ 넷플릭스 영향력 여전… 글로벌 시장서 시너지 기대

넷플릭스는 현재 전세계 190개국에 정식으로 서비스 중이며 한국 OTT 시장에서 점유율은 약 40%를 기록하고 있고 미국 시장에서는 약 60%, 유럽 시장에서는 약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다양한 OTT 서비스들이 출시됨에 따라 입지가 흔들리고 있지만 시장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에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 사의 웹툰 사업, IP 영향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넷플릭스 진출을 선택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글로벌 시장에서 K-웹툰, 웹툰 IP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네이버는 현재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 확장을 위해 조직을 개편 중이다. 다음웹툰을 담당하는 카카오의 카카오페이지는 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최신 전망 및 각 기업 비전을 공유하는 글로벌 컨퍼런스 ‘APOS 2020’에서 “한국과 일본을 넘어 미국, 중국, 동남아 전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인수 투자 및 직접 진출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군다나 넷플릭스는 최근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한국을 향한 관심이 뜨거운 만큼 콘텐츠 제작 등에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한국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며 투자한 금액은 약 7억 달러(한화 약 7,700억원) 규모다.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넷플릭스는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와 카카오는 글로벌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넷플릭스라고 판단, 향후에도 각 사의 IP를 활용한 콘텐츠를 넷플릭스를 통해 배급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규 가입자를 늘리지 못하는 등 고민에 빠진 넷플릭스에게도 네이버, 카카오가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네이버와 카카오, 넷플릭스는 각각 필요로 하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협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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