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감성’ 녹인 운전자 중심 아이-콕핏… 차량 곳곳 수납공간 편의성↑
대형 캐리어 3개 적재하고도 남는 트렁크… 2열 접을 시 풀플랫은 안 돼
공인연비보다 높은 실 연비, 막 달려도 17~18㎞/ℓ… 세단의 스포티함도 갖춰

제갈민 기자
뉴 푸조 508SW 전면부. 전면부 디자인은 세단 모델인 뉴 푸조 508과 동일하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주=제갈민 기자  왜건은 국내 시장에서 독특한 차량으로 평가받곤 한다. 전면부와 실내 1열은 세단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뒷모습은 세단도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도 아닌 독창적인 모습이다. 이러한 왜건은 그만의 장점이 있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왜건 모델은 단 4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모두 수입브랜드다. 이 중 가장 저렴한 차량은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인 푸조에서 출시한 ‘뉴 푸조 508SW’ 모델이다. 뉴 푸조 508SW는 푸조의 플래그십 세단 508을 기반으로 한 왜건이다.

지난 21일, 제주도 푸조렌트카 하우스에서 뉴 푸조 508SW를 인도받아 개별 시승을 진행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뉴 푸조 508SW는 GT라인 단일 트림이지만 푸조렌트카에서 사용하는 차량은 일부 옵션이 빠진 하위트림이 이용되고 있다. GT라인에는 적용되고 알뤼르에서는 빠진 △전동조절 시트 △차간 간격을 조절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마트폰 무선충전 △파노라마 선루프 등 옵션은 감안했다.

뉴 푸조 508SW은 우아하고 길쭉하게 생겼다는 느낌을 준다. 실제로 차량 크기는 세단인 뉴 푸조 508보다 전장(길이)만 30㎜ 더 긴 4,780㎜다. 나머지 부분은 △전폭 1,860㎜ △전고 1,420㎜ △축거 2,800㎜ 모두 동일하다.

차량 길이가 30㎜ 더 길고 트렁크가 세단처럼 좁은 형태가 아닌 SUV와 흡사하게 적재를 할 수 있는 뒤가 둥글게 설계된 점은 일상생활이나 여행에서 상당히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앞모습이나 운전석과 동승석, 실내 센터페시아·대시보드 등 인테리어는 세단 모델 뉴 푸조 508과 동일하다. 시트포지션도 세단처럼 낮게 깔린다.

이렇듯 왜건 모델인 뉴 푸조 508SW는 세단과 SUV의 장점을 고루 갖췄다. 이와 함께 2,000cc 디젤 심장을 얹어 출력과 연료효율성을 동시에 잡았다. 복합 공인연비는 13.3㎞/ℓ다. 다양한 장점이 있음에도 뉴 푸조 508SW 판매량은 그렇게 높지는 않다. 브랜드 인지도가 타 수입 자동차 브랜드보다 다소 낮은 점과 왜건이라는 독특함 때문으로 보인다.

제갈민 기자
뉴 푸조 508SW 실내. 센터페시아가 운전자 측으로 살짝 꺾여 있다. 센터콘솔 전방의 컵홀더는 다소 불편한 부분 중 하나다. / 제갈민 기자

운전석에 탑승하면 아담한 스티어링 휠과 전투기 조종석 같은 계기판, 센터페시아가 눈에 들어온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자의 조작편의를 위해 운전석 측으로 약간 기울어있다. 변속기도 전투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받았는지 디자인이 특이하다. 이는 푸조만의 정체성(아이덴티티)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푸조의 인테리어는 ‘2세대 아이-콕핏(i-Cockpit)’이라 불린다.

2세대 아이-콕핏은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왓 카(What Car?)’에서 선정한 ‘2017 베스트 카 테크놀로지’와 프랑스 32회 국제 자동차 페스티벌에서 ‘2016년 최고의 인테리어’를 수상하며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계기판은 12.3인치 헤드업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적용했다. 이러한 계기판은 다른 차량들보다 소폭 높은 위치에 설계돼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사용하지 않고도 시인성을 높일 수 있다. 운전자가 주행 중 시선을 아래로 향하지 않고도 차량 속도나 상태 등을 계기판을 통해 모두 체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계기판은 디지털로 적용돼 스티어링 휠 조작 버튼으로 다이얼 모드, 드라이빙 모드, 개인 모드 등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변경할 수 있다.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 8인치 터치스크린은 차량의 각종 정보와 후방 카메라 등 차량과 관련된 주요 정보들을 나타낸다. 터치 인식과 응답성은 좋은 편이다. 8인치 터치스크린 아래에는 토클 스위치가 위치해 있다. 토클 스위치에는 전화와 라디오, 공조기 작동 등 주요 기능을 버튼 하나로 제어할 수 있게 설계해 직관성을 높였다. 다만 운전 중 조작은 다소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러한 아이-콕핏은 푸조만의 이미지로 자리매김했다.

제갈민 기자
뉴 푸조 508SW 실내 곳곳의 수납함. / 제갈민 기자

1열 수납함은 동승석 앞의 글러브박스와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 콘솔박스, 기어노브 옆 덮개가 설치된 수납공간, 기어노브 아래 USB 잭과 무선충전 패드가 설치된 공간 등이 있다. 콘솔박스 공간은 적당한 수준이다. 기어노브 옆 수납공간에는 선글라스나 운전에 필요한 용품을 보관하면 좋을 듯하다. 뉴 푸조 508SW에는 1열 상단에 안경 보관함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에 계기판 좌측 하단에 트렁크 개폐버튼과 차로유지 보조 기능(LKA) 버튼 옆을 보면 가로로 길쭉하게 카드를 2장 꽂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여기에는 신용카드나 통행권 등을 꽂아둘 수 있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아이-콕핏과 함께 프렌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컵홀더는 콘솔박스 앞쪽에 2구가 설치돼 있으나 프랜차이즈 카페의 톨 사이즈(355㎖) 테이크아웃 컵을 2개 꽂기는 애매하다. 500㎖ 생수병과 테이크아웃 컵 1개가 겨우 들어가는 정도다. 좌우 컵홀더 간격을 조금만 더 띄운다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제갈민 기자
2열에 편안하게 앉았음에도 허벅지가 조금 뜨는 모습은 왜건 모델 차량이라면 전부 나타나는 불편함이다. / 제갈민 기자

2열 공간은 적당한 수준이다. 180cm 정도의 운전자가 맞춘 시트포지션에 승객이 운전석 뒤 2열에 탑승하면 1열 시트와 무릎 사이 공간은 주먹 1개 정도가 남는다. 헤드룸은 여유롭다. 다만 왜건 모델의 불편함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시트의 허벅지 받침과 높이다. 왜건 모델을 시승할 때마다 느끼는 점은 2열에 탑승하면 다리의 각도가 다소 불편하다. 세단처럼 2열 승객이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것도 아니며, 허벅지가 모두 받쳐지지도 않는다. 신장이 다소 작은 승객이라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수 있으나, 성인 남성 기준으로는 장시간 탑승이 불편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여유롭다. 왜건의 최대 장점 중 하나가 적재공간이다. 대각선 길이가 24~28인치 정도의 수하물용 캐리어 3개를 적재하고도 백팩 1~2개 등을 더 적재할 수 있다. 트렁크 우측 하단에는 작은 망으로 공간을 분리해 카메라나 아이젠 등 작은 용품을 보관할 수도 있다.

제갈민 기자
뉴 푸조 508SW 트렁크. 세단보다 넉넉한 적재 공간을 자랑한다. 2열까지 눕히면 180cm 이상 탑승객이 누울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 생긴다. / 제갈민 기자

트렁크 좌우 부분에는 2열 시트를 앞으로 접을 수 있는 레버가 존재해 폴딩도 편리하다. 2열을 폴딩하면 신장이 180cm 정도의 성인이 누울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 생긴다. 그러나 완전 평탄화(풀 플랫)가 되지 않고 트렁크 공간과 시트 등받이 경계 부분에 약간의 각이 생긴다. 다소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두꺼운 매트를 바닥에 펼치면 해결할 수도 있어 보인다.

뉴 푸조 508SW를 타고 200㎞ 이상 주행을 하는 동안 왜건이 아닌 세단을 운전하는 것 같았다. 차량 조향은 운전자가 움직이는 대로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스티어링 휠 크기가 다소 작은 편에 속해 좌우로 조금 더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다. 고속주행에서 풍절음이나 노면소음 등도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226㎞를 시행하는 동안 주행모드는 70% 정도는 스포츠 모드로 설정해 운전했다. 나머지는 컴포트 모드를 20~25% 정도 이용했으며, 에코모드는 제주공항 및 제주시 노형동 신제주 일대를 주행할 때만 사용했다.

에코모드는 출력을 억제하면서 연료효율 위주로 차량을 세팅해 가속 시 다소 답답하다. 서울 내에서 출퇴근 시 적절하게 이용할 것을 권하고 싶다. 컴포트는 일상 주행에서 이용하면 적당하다. 평상시 주행에서는 컴포트 모드만 이용하더라도 불편함은 없다. 스포츠 모드를 이용하면 스티어링 휠 조작 감도나 엔진 및 변속기의 반응이 더 빨라지며, 출력도 넉넉해 스포티함을 느낄 수 있다. 가속 시에는 2,000cc 디젤 엔진의 떨림과 배기음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연료효율이 소폭 떨어지는 점은 감안을 해야 한다.

제갈민 기자
제주도 시승 간 연비를 체크한 결과 17.5㎞/ℓ를 달성했다. 고속 주행 위주로 행할 때는 20㎞/ℓ 이상 효율도 보였다. / 제갈민 기자

스포츠 모드를 주로 이용하고 수차례 가속을 행하고 1,100고지를 오르내리는 산길을 주행했음에도 뉴 푸조 508SW의 트립 상 연비는 17.5㎞/ℓ 수준을 기록했다. 평균 연비 13.3㎞/ℓ보다 높게 책정됐다. 평균 주행 속도는 31㎞/h다.

차로유지 보조 기능은 적절하게 작동하는 수준이다. 주행 중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고 우측이나 좌측으로 차량이 차로를 이탈하려하면 스티어링 휠을 반대로 움직여 차로를 유지해 준다. 다만 계기판에 차로유지 표시등이 켜지지 않았을 때가 LKA 작동 중인 것을 인지해야 한다. 계기판 좌측 하단에 LKA OFF 버튼을 누르면 계기판 기어 표시 부분 우측에 붉게 차로와 자동차 모양이 점등된다. 이렇게 차로와 자동차가 점등이 되면 LKA는 꺼진 상태다.

주행 중 불편한 점은 패들 시프트가 스티어링 휠과 함께 움직이지 않는 고정식인 점이다. 패들 시프트가 스티어링 휠과 함께 움직이면 조금 더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해 운전이 더 재밌을 듯하다. 매립형 내비게이션이 빠진 점은 트렌드에 따라가는 것으로 보인다. 매립형 내비게이션 대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어 기능을 탑재해 미러링으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스크린에 송출할 수 있다.

뉴 푸조 508SW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왜건으로 꼽을 수 있다. 국내 판매 중인 왜건은 △BMW 3시리즈 투어링 △볼보 V90 크로스컨트리(CC) △볼보 V60 CC △푸조 508SW가 전부다. 이 중 뉴 푸조 508SW는 GT라인 단일 트림으로 국내 소비자가격이 5,190만원으로 왜건 모델 중 가장 저렴하다.

이 값에 1열 전동 조절 및 마사지 시트,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 전동 테일게이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및 차로이탈 방지, 후방카메라, 액티브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링 등이 편의 사양을 모두 제공한다.

제갈민 기자
뉴 푸조 508SW 후면부. /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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