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자 야권은 일제히 ′정권 눈치보기′, ′2차 가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경찰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불기소 의견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이에 야당에서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29일 논평에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라며 “5개월간 46명의 인력을 투입하며 요란했던 경찰 수사는 허무한 용두사미로 끝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중심주의라더니 피해자만 빼고 정권의 눈치만 봤다”며 “확인된 사실관계도 밝히지 못하는 경찰 수사는 ‘피해 호소인’이라 호도한 민주당 주장과 무슨 차이가 있나”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능력도 의지도 없고 그저 권력 눈치 보기에 쩔쩔매는 경찰이라면 검경수사권 조정은 헛된 구호일 뿐”이라며 “검찰 밉다고 깜도 안 되는 경찰에 감당도 못 할 권한을 주는 건 쓰레기차 피하려다 똥차 만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46명의 전담 수사 TF팀을 투입해 장장 5개월 반 동안 수사했다는데 빈손이라니 너무 뻔뻔하지 않은가”라며 “검경수사권을 조정해 막강한 공룡 경찰로 키워 내겠다는 집권여당에 화답하여 감사의 선물이라도 하려는 것이었나”라고 힐난했다.

앞서 경찰은 같은 날 고(故) 박 전 시장 의혹에 대한 수사와 관련 불기소 의견으로 수사를 마무리한다고 발표했다. 피의자의 사망으로 인해 사실관계 확인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전 시장은 강제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를 받아 왔다. 

아울러 경찰은 서울시 부시장과 전‧현직 비서실장 등 7명이 강제추행을 방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증거 부족에 따른 무혐의로 결론을 냈다. 이에 공은 검찰로 넘어가게 됐다.

민주당은 이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은 삼가고 있지만, 당장 여권 일각에서는 이를 옹호하는 모양새도 나타나고 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필귀정”이라며 “검찰의 최종 처분과 가로세로연구소 등 고발인들의 반성하는 자세 등을 본 뒤 무고 등 법적 조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찰 조사에 의해 고소인 측 주장이 거짓이거나, 억지 고소‧고발 사건이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은 ‘2차 가해’라며 날을 세웠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지난 5개월 간 경찰이 소환한 참고인과 피고발인은 31명에 이른다”며 “피해자 역시 진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 등을 제출해 참고인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런데도 수사는 빈손으로 끝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 수사 결과를 두고 전 서울시장 측근들은 위력 성폭력이 없었던 것처럼,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타당한 것 마냥 ‘가혹한 낙인’, ‘피눈물 나는 고통’ 운운하고 있다”며 “또다시 2차 가해를 저지르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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