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에 유영민·신현수 임명

노영민 비서실장이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 룸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영민 비서실장, 유영민 신임 비서실장, 김종호 전임 민정수석, 신현수 신임 민정수석. /뉴시스
노영민 비서실장이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 룸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영민 비서실장, 유영민 신임 비서실장, 김종호 전임 민정수석, 신현수 신임 민정수석.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종호 민정수석의 사의를 전격 수리하고 후임자를 발표했다. 국정 부담을 덜고 인적 쇄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노 실장은 이날 오후 2시 직접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을 민정수석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유 실장과 신 수석의 임기는 내달 1일 0시자로 시작된다. 

이로써 지난해 1월 8일 문재인 정부 두 번째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노 실장은 2년 가까이 일한 후 청와대를 떠난다. 전임인 임종석 실장은 2017년 5월 10일 임명돼 1년 8개월 만에 청와대를 떠난 바 있다. 지난 8월 임명된 김종호 수석은 임명 4개월 만에 퇴진한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사태 등 주무 부서로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한 책임을 진 것이다. 

전날 노 실장과 김 수석, 김상조 정책실장은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김 실장을 제외한 두 참모에 대한 사의를 하루 만에 전격 수용했다. 이는 혼란스러운 정국을 매듭짓고 새해 새로운 참모진과 함께 ‘새 출발’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울러 청와대는 전날 밤 인사 내용이 보도된 상황이라 후임 발표를 앞당겼다고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은 김 실장의 사표는 반려했다. 이에 당분간 새로운 정책실장 임명은 없을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김 실장에 대해 “3차 재난지원금 지급, 코로나19 방역 등의 현안이 많아 정책실장을 교체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영민 신임 비서실장은 부산 출신으로 동래고, 부산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LG전자 전산실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입사해 LG전자 정보화 담당 상무,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포스코 ICT 총괄사장, LG CNS 부사장,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을 거치면서 융합적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 실장은 유 신임 실장에 대해 “경제, 행정, 정무 등 여러 분야에서 소통의 리더십을 갖춘 덕장”이라며 “코로나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한 한국판뉴딜의 성공적 추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다양한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 대통령 비서실을 지휘할 최고의 적임자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노 실장은 2007년 3월 문 대통령이 참여정부 비서실장으로 취임하며 ‘임기 후반부를 하산에 비유하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 끝없이 위를 향해 오르다가 임기 마지막 날 마침내 멈춰선 정상이 우리가 가야 할 코스다’라고 했던 말을 전하며 “유 실장도 이와 같은 마음으로 임기 마지막 날까지 국민 삶의 회복, 대한민국의 도약이라는 국정목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무한책임의 각오로 헌신하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검찰 출신’인 신현수 신임 민정수석은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고 사법고시 26회, 사법연수원 16기로 법조계에 입문, 참여정부 민정수석실 사정비서관, 대검찰청 마약과장, 주  UN 대표부 법무협력관 등을 역임했다.

노 실장은 “대통령과 함께 참여정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하며 사법개혁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공유하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정원의 개혁작업을 주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권력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 국민을 위한 법무검찰개혁 및 권력기관 개혁을 안정적으로 완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민정수석비서관에 검찰 출신이 기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수 출신인 조국 전 수석에 이어 감사원 출신인 김조원·김종호 수석이 민정수석으로 임명됐는데, 최근 검찰개혁과 관련한 잡음이 신 수석을 발탁하게 된 계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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