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3 15:42
2021년, 배달앱 시장 ‘판’이 흔들린다
2021년, 배달앱 시장 ‘판’이 흔들린다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1.01.04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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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국내 배달앱 시장에 지각변동이 찾아올 전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2021년, 국내 배달앱 시장에 지각변동이 찾아올 전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배달앱 시장이 2021년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2위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해오던 딜리버리히어로가 업계 1위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품기 위해 요기요를 내놓아야 하는 묘한 상황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누가 요기요의 새 주인이 될지, 배달앱 업계의 구도는 어떻게 재편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 배민 품고 요기요 놓는 딜리버리히어로

결국 딜리버리히어로가 요기요를 내놓게 됐다. 독일에 기반을 둔 글로벌기업 딜리버리히어로는 한국 법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통해 배달앱 요기요와 배달통 등을 운영해왔다. 그러다 지난 2019년 12월,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흡수·합병 추진에 나서 큰 충격을 안겼다. 동종업계 라이벌 관계에 놓여있던 두 회사인데다, 양사 합계 점유율이 사실상 100%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딜리버리히어로의 계획은 우아한형제들과 손을 잡고 아시아지역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에 아시아지역을 총괄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에게 지휘봉을 맡길 방침이었다. 국내에서 제기된 독과점 우려에 대해선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각자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일축했다.

하지만 딜리버리히어로의 계획은 끝내 큰 난관을 마주했다. 합병을 위해선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하는데, 공정위는 독과점 문제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려면, 요기요 운영사인 한국 법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매각하라는 게 공정위의 최종 결정이었다.

이에 딜리버리히어로 측은 깊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니클라스 외스트베르크 딜리버리히어로 CEO는 “한국에서 자회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매각해야 하는 조건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고,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측도 “공정위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다만, 딜리버리히어로 측은 우아한형제들을 흡수·합병하게 된 것에 대한 환영의 뜻도 밝혔으며, 향후 청사진을 거듭 제시하기도 했다.

◇ 업계 2위 요기요, 누가 새 주인 될까

이처럼 공정위가 절묘한 조건을 내걸면서 여러모로 흥미로운 상황이 펼쳐지게 됐다.

우선, 그동안 전략적으로 요기요에 주력해왔던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졸지에 전략적인 이유로 새 주인을 맞아야하는 상황이 됐다. 엄밀히 말하자면, 딜리버리히어로는 우아한형제들을 품기 위해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포기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마냥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한 것은 아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배달앱 시장에서 꽤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요기요는 다양한 파트너와의 유기적인 협업이 장점으로 꼽히며, 음식 배달을 넘어 식자재 및 생필품을 배달해주는 유통업계의 영역으로도 보폭을 확장한 상태다. 공정위의 결정으로 묘한 상황에 놓이긴 했지만, 딜리버리히어로는 낙동갈 오리알보단 황금알을 안겨줄 거위에 가깝다.

이러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노리는 곳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달앱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뒤 입지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 중인 곳이 적지 않은 가운데,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품을 경우 단숨에 업계 2위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사업과의 다양한 시너지를 모색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그리고 신세계·롯데 등 다양한 업계 및 기업들이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2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인수 자금과 소위 ‘골목시장’과 밀접한 배달앱 시장의 민감한 특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누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새 주인으로 결정되든 배달앱 시장은 커다란 지각변동을 맞게 될 것”이라며 “한층 치열해질 경쟁 속에 어떤 구도가 새롭게 자리 잡게 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딜리버리히어로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처분해야 하는 기한은 6개월이다. 따라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새 주인 찾기는 올 상반기 내에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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