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4일 허가·심사 착수… 40일 내 검토 목표, 출하승인은 20일 내
국내 위탁 생산 ‘SK바이오사이언스’, 현재 물량 생산·비축 중
의약품 공급, 선입·선출 기본… SK 생산 백신, 해외 우선공급 가능성 有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 아스트라제네카 홈페이지 갈무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 아스트라제네카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자사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코로나19 백신·AZD1222)의 한국 품목허가 신청을 지난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식약처는 AZD1222 백신에 대해 안전성과 효능을 신속하면서도 철저히 검증해 최대한 빠른 기간 내 국내 공급을 할 수 있도록 서두를 방침이다. 다만 식약처의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식약처는 지난 4일 AZD1222 백신의 국내 품목허가·심사에 착수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앞서 지난 7월 21일, 코로나19 백신 글로벌 공급을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보건복지부와 3자 간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을 담당하고, 보건복지부는 양사의 백신 생산 및 수출 협력이 신속히 이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안동 공장에서 AZD1222 백신 생산에 돌입했으며, 물량을 비축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새로운 식품유형으로 간편조리세트(밀키트)와 식단형 식사관리식품 등을 신설하는 내용의 '식품의 기준 및 규격'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 뉴시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AZD1222에 대해 품목허가 심사에 착수했다. / 뉴시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식약처에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위탁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제조판매품목 허가’, 미국·영국·이탈리아 등 해외에서 생산한 제품에 대한 ‘수입품목 허가’를 함께 신청했다.

식약처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측의 백신 허가신청을 비롯해 향후 코로나19 백신 품목허가 신청 등에 대해 신속한 허가·심사를 위해 기존 처리기간(180일)을 대폭 단축, 40일 내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식약처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품목허가 신청에 따라 비임상, 품질 자료에 대해 사전검토를 각각 2020년 10월 6일과 12월 18일부터 진행했다. 해당 사전검토를 통해 식약처는 비임상자료에 대해 자료보완을 요청했으며, 품질자료에 대해서는 사전검토를 진행 중이다.

백신은 일반의약품과 달리 품목허가 외에도 판매(사용) 전 품질을 검증하는 국가출하승인이 필요하다. 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국가출하승인도 품목허가가 내려진 후 20일 내 신속히 진행할 방침이다. 일반적인 국가출하승인에 60일 정도가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빠른 수준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측도 SK바이오사이언스 위탁생산 AZD1222 백신의 품질에 대해 크로스체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에서 위탁받아 국내에서 생산한 백신의 원액 및 완제 의약품에 대한 품질자료를 아스트라제네카 본사에 추가로 제출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격적인 R&D 지원으로 백신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사진은 SK바이오사이언스 엘하우스. /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AZD1222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사진은 경북 안동에 위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 엘하우스. / SK케미칼

이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위탁생산한 AZD1222 백신이 임상시험에 사용한 백신과 품질 및 효능에 있어 동등한지 여부를 분석·검증하기 위함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본사에서 제조소 간 품질 동등성 평가결과가 포함된 자료를 준비하고,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이를 신속히 식약처에 추가 제출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해당 자료가 준비되는 동안 제조소 간 비교자료 외 품질자료에 대해 심사를 착수해 허가심사 기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 AZD1222 백신이 식약처의 품목허가 및 국가출하승인 절차를 모두 신속히 통과한다 하더라도 즉시 공급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의약품 공급은 선입·선출이 기본이기 때문에 한국보다 먼저 아스트라제네카 측과 코로나19 백신 공급 계약을 맺은 국가에 선공급 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은 주문한 순서에 따라 순차적으로 공급되는 것이 기본인데, 만약 이를 어기고 늦게 신청한 측에 물량을 함께 공급한다면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며 “국내에서 생산한 코로나19 백신도 우선 해외국가 주문량을 충족시키기 위해 수출될 것으로 보이며, 향후에도 국내 생산 백신이 무조건 국내에 유통될 것이라고는 당장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백신 수송을 더욱 신속히 하기 위해서는 미국 생산 물량은 미국에, 유럽 생산 물량은 유럽, 아시아 및 한국 생산 물량은 아시아권에 우선적으로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되는 AZD1222 백신이 해외로 수출되고, 해외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국내에 공급된다면 생산 공장에서 육로 및 항공 수송을 거쳐 다시 공급 국가에서 육로 수송을 해야 해 비용과 시간 모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빠른 공급을 위해서는 수송과정을 대폭 줄일 필요가 있지만, AZD1222 백신 공급의 주체는 아스트라제네카이고, 국내 공급물량 등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 측에서 담당하고 있어 양측에서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 4일 브리핑에서도 관련 질의가 이어졌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중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하는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 국내 생산물량은 전부 다 국내에 먼저 들어오는지, 아울러 2월에 국내에 들어오는 물량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한 질문이다.

이에 대해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인 경우에는 1분기에 우리가 초기물량을 받는 것으로 그렇게 공급일정을 잡고 있다”며 “또한 초기물량에 1차적으로 들어오는 물량은 국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한 제품을 공급받는 것으로 협의해서 진행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SK바이오에서 생산을 계속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초기물량을 받는 데는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더 확정된 일정에 대해서는 본사와 계속 협의가 진행 중에 있다”며 “국내에 공급하기로 한 1,000만명분인 2,000만 도즈에 대해서도 가급적이면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받는 것을 요청하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도 계속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즉, 1분기에 초기물량을 공급 받는 것으로 일정을 예상하고 협의를 진행 중이며,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한 AZD1222 백신을 국내에 공급하는 것으로 요청 및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얘기다. 아직까지 2월말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확답하기 힘든 상황인 셈이다.

한편, 식약처 측은 의약품의 품목허가 및 출하승인에 대해서만 허가를 할 뿐 이후 물량 공급 및 접종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소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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