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코로나19 민생 위기 관련 대책 마련에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취지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두 번째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민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민생 위기 대책이라며 ‘정치적 해석’에 선을 긋고 있지만, 사실상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선거용’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들어서면 민생 회복, 소비 회복, 경제 회복을 위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 필요할 수 있다”며 “선별적 지원과 보편적 지원이 병행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가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가 지속될 경우를 대비해 재정역할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상임위나 정책위 차원에서 깊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앞서 여권에서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일단 당 지도부는 긍정적인 분위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복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될 경우,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도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3차 지원패키지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라도 전 국민 재난위로금 논의를 지금 당장 시작하자”고 언급했다.

그간 꾸준히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을 강조해온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4일 국회와 기획재정부에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되, 지역화폐로 지급하자는 주장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한 방송에 출연해 ″필요하다면 경기진작을 위한 예산 집행도 있어야 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여권 내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이 나오자 국민의힘은 당장 내년 4·7 보궐선거를 위한 ′선거용′이라며 비판했다. /뉴시스

◇ 민주당 “민생 대책” vs 국민의힘 "매표행위“

이같은 주장은 그간 각 인사들의 개인적인 발언 정도로 그치는 분위기였지만, 이날 민주당 내에서 공식적인 언급이 나오면서 더욱 구체화 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 총선 국면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처럼, 이번 제안도 사실상 오는 4·7 보궐선거를 앞둔 ‘표(票)퓰리즘’ 행보라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이를 ‘정치적 셈법’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최 수석대변인은 “코로나19에 대비한 여러 가지 대책 논의들을 선거와 연결시켜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피해 계층에 대한 어려움에 대해서 정말 안중에도 없는 정략적인 주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판 요소는 다분하다. 무엇보다 앞선 재난지원금 논의 과정에서 보여줬던 입장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여권은 지난 2·3차 재난지원금 논의 과정에서 ‘선별지급’ 입장을 고수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보편 지급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음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여기에 오는 11일로 예정된 3차 재난지원금이 아직 지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이러한 논의가 나오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원 마련도 문제다. 지난 1차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15조가량 예산이 들었던 만큼, 비슷한 규모의 예산 마련을 위해선 추가경정예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렇다 보니 당장 야권에서는 쓴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5일 ”올해가 시작된 지 며칠 되지도 않아 추경 이야기 나오는 것이 이 정부의 현실“이라고 쏘아붙였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하고, 경제정책으로서 효과도 낙제점인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또다시 거론되는 이유는 선거를 앞두고 국민 세금으로 매표행위를 하려는 정치꾼들의 악성 포퓰리즘 때문”이라며 “민주당이 전 국민에게 1억원씩 뿌리겠다는 국가혁명배당금당을 닮아가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3차 지급도 개시하기 전에 또다시 모든 국민 지원금을 군불 때는 것 자체가 4월 보선 앞둔 애드벌룬 띄우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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