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해에도 국내 수입차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하지만 사상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를 기록하며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해에도 국내 수입차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하지만 사상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를 기록하며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수입차시장의 절대강자 메르세데스-벤츠가 사상 초유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준수한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지만, 한편으론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게 된 모습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벤츠는 지난해 국내에서 7만6,879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2위 BMW조차 1만8,000여대 이상 멀찍이 따돌리며 압도적 1위 자리를 또 다시 지킨 벤츠다.

하지만 지난해 판매실적은 앞선 2019년을 넘어서는 데에는 실패했다. 벤츠는 지난해 7만8,133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감소폭은 1.3%에 불과하지만, 전례 없는 역성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벤츠는 2002년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래 매년 판매실적 증가세를 이어왔다. 그것도 대부분 두 자릿수 증가세였다. BMW에 밀려 만년 2위에 그치던 시절에도, 1위에 등극해 꾸준히 그 자리를 지켜온 최근에도 판매실적 증가세는 계속됐다. 2019년 역시 전년 대비 10.4%의 증가세를 기록한 바 있다. 

이 같은 결과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가항력적인 것으로 보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시장은 총 27만4,859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년(24만4,780대) 대비 무려 12.3% 증가했고,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2018년의 26만705대도 가뿐히 넘어섰다. 이는 수입차시장이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를 사실상 받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벤츠의 역성장이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보단 경쟁사들의 거센 공세가 벤츠의 성장세를 가로막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벤츠와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하다 한동안 주춤했던 BMW는 지난해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32.1%나 증가했다. 또한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지난해 10만대가 넘는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무려 90.8% 증가세를 기록했고, 아우디 역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한 판매실적을 남겼다.

올해는 경쟁사들의 도전이 더욱 거세질 전망인 가운데, 벤츠가 다시 성장세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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