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20년 9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법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20년 9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법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과거 국회 보좌진 성폭행 의혹에 휘말려 전격 탈당한 가운데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는데 무슨 성범죄냐”며 김병욱 의원을 옹호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댓글을 놓고 여권에서 “2차 가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김웅 의원을 향해 “어떻게 검사 출신 국회의원이 피해자가 있는 성폭력 사건에 대해 가해자 SNS에 이런 댓글을 공개적으로 달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피해자에 대한 매우 심각하고 명백한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앞서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은 지난 6일 김병욱 의원이 지난 2018년 국회 보좌진 시절 타 의원실 인턴비서를 성폭행했으며, 목격자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병욱 의원은 방송 직후 페이스북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 즉시 강력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김웅 의원은 김병욱 의원의 게시물에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는데 무슨 성범죄라는 건지… 누군가 가세연을 동원했다”는 댓글을 적었다.

김병욱 의원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전날(7일) 자신의 의혹과 관련한 긴급 회의를 소집하자 자진탈당했다. 김병욱 의원은 탈당 입장문에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탈당한다”며 “결백을 밝히고 돌아오겠다”고 했다.

김병욱 의원이 탈당하면서 국민의힘 비대위는 긴급 회의를 취소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자기가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밖에 나가서 법적 투쟁을 하겠다는 의미로 탈당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김병욱 의원은 지도부에 별도 해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자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당에 부담을 준다고 생각하니까 스스로 탈당한 것으로 본다”며 “(자초지종을) 구체적으로 듣고싶은 생각도 없고 들은 바도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남국 의원은 “가세연이 폭로한 내용은 시중의 뜬구름 잡는 소문을 옮긴 정도가 아니다”라며 “피해 날짜와 장소 및 경위, 가해자와 피해자, 목격자의 당시 직업과 소속, 술자리 경위 등 상세하고 구체적인 내용들이며 사실을 추정할 수 있는 문자 증거까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떻게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으니 성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식의 막말을 공인인 국회의원이 가볍게 할 수 있는 것인지 충격”이라며 “국회의원 신분인 김웅 의원이 사건 폭로에 대해 단정적으로 성범죄도 성립되기 어렵다는 식으로 이야기해 진실을 호도하는 잘못된 여론을 형성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 삭제 및 피해자에게 공개 사과할 것도 요구했다. 김남국 의원은 “아직도 김웅 의원이 쓴 문제의 댓글이 공개돼 있다”며 “댓글은 빨리 삭제하고, 피해자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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