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신임 사장이 최근 임기를 시작했다.
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신임 사장이 최근 임기를 시작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수입차업계 1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우여곡절 끝에 새 수장을 맞게 됐다. 올해 1월 1일부로 임기를 시작한 토마스 클라인 신임 사장은 최근 국내에 입국해 코로나19에 따른 자가격리 중이다. 벤츠코리아가 여전히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지만, 그를 기다리는 당면과제는 꽤나 까다로울 전망이다.

◇ 판매 1위 벤츠지만… 까다로운 과제 ‘산적’

벤츠코리아가 마침내 수장 공백을 마감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사장 인사 과정에서 위상에 걸맞지 않는 촌극을 연출한 바 있다. 임기를 마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전 사장은 도피 논란을 남긴 채 떠났고, 지난해 5월 후임으로 내정됐던 뵨 하우버는 부임을 돌연 거부했다. 

결국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9월 재차 토마스 클라인 사장 내정을 발표했고, 연말까진 김지섭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벤츠코리아 측에 따르면 토마스 클라인 신임 사장은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자가격리 중에 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1월 중순 쯤 자가격리에서 해제돼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새 사장을 맞은 벤츠코리아는 지난해에도 국내 수입차업계에서 압도적 1위 자리를 지켰다. 어느덧 5년 연속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벤츠코리아다. 하지만 토마스 클라인 사장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우선,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2019년 7만8,133대보다 소폭 감소한 7만8,133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감소 폭이 큰 것은 아니나, 전례 없는 역성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더욱이 국내 수입차 시장은 올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역대 최대 판매실적을 갈아치웠다. 전년 대비 12.3% 증가한 27만4,859대의 판매실적으로 2018년의 26만705대를 뛰어넘었다. 벤츠코리아는 앞서 수입차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할 때에도 홀로 성장가도를 이어간 바 있는데, 지난해에는 반대의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30% 넘겼던 벤츠코리아의 수입차시장 점유율도 다시 20%대로 떨어졌다.

이는 경쟁사들의 거센 도전과 무관치 않다. 벤츠와 양강구도를 형성하다 화재 결함 논란 등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BMW는 지난해 전년 대비 32.1% 증가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2019년에 3만3,000여대에 달했던 격차가 지난해에는 절반 가까이 좁혀졌다. 배출가스 조작파문으로 판매가 전면 중단되기까지 했던 아우디 역시 회복세가 뚜렷하다.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2만5,513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따라서 올해가 무척 중요할 수밖에 없다. 벤츠코리아 입장에선 경쟁사들의 공세에 맞서 탄탄한 입지를 지켜내고, 꺾였던 성장세에 다시 불을 붙여야 한다. 자칫 올해도 지난해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경우 1위 수성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한때 7년 연속 업계 1위를 차지했던 BMW도 벤츠에게 추월을 허용한 후 예년의 위상을 순식간에 잃어버린 바 있다.

뿐만 아니다. 토마스 클라인 사장은 배출가스 조작 사건 뒷수습이란 난제 또한 해결해야 한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해 환경부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인 77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아울러 환경부로부터 고발을 접수한 검찰이 지난해 압수수색을 단행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법인은 물론 전현직 임직원들이 기소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며, 거센 논란에 휩싸이는 것 또한 불가피하다.

한편, 토마스 클라인 사장은 조만간 한국 시장에 대한 공식적인 인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시점이나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공식적인 자리 또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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