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3 14:49
정세균의 이재명 저격 '대권등판 신호탄?'
정세균의 이재명 저격 '대권등판 신호탄?'
  • 김희원 기자
  • 승인 2021.01.08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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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9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정세균 총리는 지난 7일 이재명 지사가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역화폐로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을 가했다./뉴시스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9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정세균 총리는 지난 7일 이재명 지사가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역화폐로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을 가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평소 온화한 언행을 해왔던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공개 저격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세균 총리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지사의 요구에 대한 답변 차원에서 공개 서신을 올리고 이 지사의 ‘재난지원금 전국민에게 지역화폐로 지급’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지사는 최근 페이스북에 ‘재정건전성 보다 민생이 중요하다’는 언급이 담긴 정 총리의 인터뷰를 올리면서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 말씀에 공감, 개발독재시대 도그마 벗어야”라며 “지역화폐를 통한 재난지원금의 전국민 지급을 다시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정 총리의 이날 서신에는 가시 돋친 날이 잔뜩 서 있었다. 정 총리는 이 지사의 ‘전국민 지급’ 주장에 대해 “저는 더 이상 ‘더 풀자'와 ‘덜 풀자'와 같은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어떻게 하면 정부 재정을 ’잘 풀 것인가‘에 대해 지혜를 모을 때다. 급하니까 ’막 풀자‘는 것은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또 정 총리는 이 지사가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할 것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해당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지역화폐는 해당 지역민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언정 국가 차원에서는 굳이 이 방식을 채택해야 할 이유를 알기 어렵다”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총리는 신사적인 국회의원에게 수여되는 백봉신사상 최다 수상자다. 정 총리가 평소 상대 정치인을 향해 직접적으로 공격을 가하는 모습을 보이는 일은 드물다. 그러나 정 총리는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이 지사를 향해 “단세포적”, “지혜롭지도 않고 공정하지도 않다” 등의 표현을 사용해 직격탄을 날렸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코로나19 방역 실태 및 백신 수급 현황 점검을 위한 긴급현안질문에 출석해 배진교 정의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코로나19 방역 실태 및 백신 수급 현황 점검을 위한 긴급현안질문에 출석해 배진교 정의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 달라진 정세균, 대권구도 지각 변동 때문?

정 총리가 이 같은 모습을 보인 이유는 우선, 이 지사가 그동안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 등과 관련해 정부를 압박하며 날을 세워왔던 것에 대해 정부 입장을 총괄하는 국무총리로서 총대를 메고 이 지사 ‘누르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지사는 최근 여야 국회의원 300명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서한문을 보내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역화폐로 지급할 것을 촉구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 지사는 특히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입장을 보여온 홍남기 부총리를 향해 공개 비판을 쏟아내왔다.

정 총리 입장에서는 홍 부총리도 문재인 정부의 일원인 만큼 이 지사가 홍 부총리에 대해 공격을 가하면서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졌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정 총리는 재난지원금 ‘차등 지원’ 원칙하에 앞으로 상황에 따라 필요할 경우 ‘전국민’ 지급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임에도, 이 지사가 자신처럼 정 총리가 무조건 ‘전국민 지급’을 주장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있어 상황 정리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무엇보다 정치권에서는 정 총리의 행보를 여권의 대권구도 지각 변동과 연결지어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이낙연 대표는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밀려 지지율 열세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낙연 대표는 그동안 이재명 지사에게 우위를 보이던 민주당 지지층과 호남에서까지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합동으로 실시(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한 1월 1주차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이 지사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12월 3주차 조사 대비 6%포인트 올라 38%를 기록했다. 반면 이낙연 대표는 8%포인트 하락해 33%로 내려앉았다. 호남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9%포인트 급등해 33%를 기록했고, 이낙연 대표는 7%포인트 급락해 33%로 동률을 이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이낙연 대표는 최근 중도층 공략을 위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제기했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발만 불러왔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서는 지난 6일부터 이낙연 대표의 퇴진과 이재명 지사의 출당 관련 찬반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내에서 제3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 총리가 이낙연 대표의 대안 자리를 노리고 대선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지사에게 견제구를 날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낙연 대표가 계속해서 대선주자 경쟁력에서 이재명 지사에게 밀릴 경우 친문 세력이 ‘이재명 대항마’로 제3의 후보를 물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이 때문에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정 총리가 이 지사를 저격한 것은 대선 등판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8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정 총리의 이 지사 비판은 이낙연 대표의 대안 자리를 꿰차기 위해서 대선주자 지지율 1위인 이재명 지사를 본격적으로 견제하고 공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총리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정부 긴급현안질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시종일관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정세균이 달라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정 총리는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이 백신 수급 책임을 “담당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발언하자 “그렇게 말씀하셔도 되냐. 떠넘기긴 뭘 떠넘기냐”며 “질의는 좋은데 국가 원수에 대해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품위를 지켜라”고 쏘아붙였다.

또 정 총리는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방역지침 형평성 문제에 대해 질의하자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는 자영업자의 눈물을 어떻게 닦아줄 것인가”라며 고개를 떨군 뒤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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