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유력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안 대표를 향한 여야의 견제구도 연일 이어지는 모양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유력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안 대표를 향한 여야의 견제구도 연일 이어지는 모양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세론’에 힘입어 행보를 넓히는 데 대해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견제가 거세지는 분위기다.

야권 서울시장 후보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지도 1위 안 대표의 행보가 빨라진다. 그래도 원칙은 있어야 한다”며 “중도 대표주자를 자임하는 안 대표가 극우 성향 노정객의 칭찬과 지지를 공개하는 건 스스로도 모순이고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앞서 안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와의 만남을 공개했다. 안 대표는 “늘 어둡고 안타까운 나라 소식에 즐거울 날이 없었는데, 저의 출마 소식이 무척 기쁘셨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교수가) ‘서울시도 이제 전 시장의 어두운 죽음을 넘어 밝은 도시가 돼야 한다. 국가의 병, 민족의 병을 치료해야 한다’면서 ‘의사 출신인 안철수가 그 역할을 꼭 해주기를 바란다’고 용기를 주셨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제 나무를 베러 나서야 할 시간”이라며 “썩은 나무를 베고 희망의 나무를 심기에 좋은 날이 머지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최근 국민의힘과 ‘단일화’ 주도권 싸움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완주’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김동길 교수는 과거 DJ에게 투신자살 운운하고 독설을 서슴지 않아서 논란이 됐던 분이다. 최근에는 활발한 유튜브 활동으로 문재인 비판과 함께 극우 성향의 강경주장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김종인의 5‧18 사과를 정신없는 짓으로 비난하고, 전직 대통령 사과도 미친 짓이라며 독설을 퍼붓고 비대위 즉각 해산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께서 김 교수의 칭찬이 아무리 반가와도 본인이 국민의힘 입당이나 합당이 중도층의 지지를 잃고 외연 확장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거부한다고 주장하면서 극우 성향의 노정객 김 교수와의 만남을 공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안 대표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은 이뿐만이 아니다. 김 교수는 안 대표와 야권의 다른 후보들 간 단일화 힘겨루기에 대해 ‘기성정치인의 샅바싸움’이라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김 교수는 “안 대표의 출마 선언 이후 야권 후보 선출이 인지도 높은 기성 정치인의 단일화 샅바 싸움으로 변질됐다”라며 “결국 실력 있는 신인 등장을 가로막고 구태의연한 기성정치인 경쟁만으로 왜곡됐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야권 후보로 거론되는 금태섭 전 의원도 지난 8일 “시민이 듣기 원하는 것은 샅바싸움 얘기가 아니다”라며 이들을 겨냥했다.

여권에서도 안 대표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야당의 움직임을 보면 갈지 자 행보를 지속하는 분에게 서울을 맡겨도 되느냐 그런 물음이 지속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가 ‘10년 전 양보에 대한 결자해지 심정으로 시장직을 맡아보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서울은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글로벌화된 도시다”라며 “과거의 일어났던 일들을 가지고 내가 그걸 결자해지하기 위해서 뭘 해 봐야겠다, 이런 미래비전은 지금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동길 교수같은 극우인사를 만나 전의를 다지는 모습을 보니 태극기 집회에서 안철수를 만날 일이 멀지 않았음을 느낀다″고 비꼬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