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원 M&M 대표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으로 취임할 수 있을까. /뉴시스
최철원 M&M 대표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으로 취임할 수 있을까.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10년 전인 2010년, 이른바 ‘맷값 폭행’ 사건으로 세간을 들썩이게 만든 인물. 이후 수없이 이어진 갑질 사건들의 원조로 꼽히는 인물. 영화 ‘베테랑’에서 배우 유아인이 연기한 ‘조태오’ 캐릭터를 낳은 인물.

주인공은 범 SK그룹 일가의 최철원 M&M 대표다. 그는 SK그룹 창업주 고(故) 최종건 회장의 동생인 최종관 전 SKC 고문의 아들이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사촌형제 지간이다. 

최철원 대표는 지난해 말 다시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그의 과거 행적이 다시 조명되며 협회장 자격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하지만 거센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철원 대표는 결국 차기 아이스하키협회장에 당선됐다. 최철원 대표를 둘러싸고 뜨겁게 달아올랐던 논란도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다만, 거의 한 달이 돼가도록 최철원 대표의 정식 취임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아이스하키협회장 최철원’은 어디까지 온 것일까.

◇ 인준 절차 ‘아직’… 대한체육회의 선택은?

아이스하키협회가 협회장 선거를 실시한 것은 지난해 12월 17일이다. 다음날인 12월 18일엔 최철원 대표의 당선을 공고했다. 그러나 최철원 대표는 흔한 ‘당선의 변’조차 발표하지 않았다. 이후 정식 취임 소식도 전해진 바 없다.

최철원 대표가 아이스하키협회장으로 정식 취임하기 위해선 대한체육회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현재 이 마지막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시사위크> 취재 결과, 아이스하키협회는 선거를 마친 지 3주가 지났음에도 아직 대한체육회에 인준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아직 인준을 요청하지 않은 상태”라며 “이달 중으로는 인준을 요청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 아이스하키협회장인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의 임기는 이달까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여론을 인식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대한체육회 인준 절차에 돌입하면 최철원 대표 관련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인준 요청이 들어와야 검토에 착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며, 심사숙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으로 거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최철원 대표의 아이스하키협회장 출마 및 당선에 대해 체육시민연대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은 임원이 될 수 없다는 협회 정관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며 대한체육회의 인준 거부를 촉구했고,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대한체육회에 엄격한 판단을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회에서는 아예 ‘최철원 금지법’이 발의됐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23일 ‘최철원 금지법’이라 불리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체육단체장의 결격사유를 법률로 규정하고, 특히 심각한 반사회적·반윤리적 범죄행위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은 체육단체장이 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안민석 의원은 “대한체육회가 최철원 씨를 인준한다면, 국민과 체육인들의 기대를 정면으로 배신하는 일이며 체육계 흑역사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며 “반사회적 범죄자들이 체육단체 회장이 될 수 없도록 하여 묵묵히 봉사하는 다수의 체육인들이 신뢰와 존경을 받길 바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최철원 대표가 이미 법적인 처벌을 모두 받은 만큼 협회장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편, 산하 협회장에 대한 인준은 체육진흥본부 종목육성부에서 담당하며, 보통 길어도 2주 안에는 결과가 내려진다.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중순 전에는 최철원 대표에 대한 인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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