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이 사모펀드를 새로운 대주주를 맞이하면서 신용등급 하향 우려가 제기됐다. /KDB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KDB생명은 올해 새로운 출발선상에 선다. 최근 KDB생명은 오랜 매각 진통 끝에 새로운 대주주를 찾았다. 조만간 산업은행의 품을 떠나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를 새 주인을 맞이할 전망이다. 이 같은 대주주 교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특히 신용평가업계에선 비교적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분위기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KDB생명을 신용평가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  

◇ 사모펀드 품에 안긴 KDB생명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31일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와 KDB생명보험을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KDB생명 보통주식 약 8,800만주(지분율 92.7%)를 JC파트너스가 설립예정인 PEF(3,500억원 규모)에 2,000억원에 매각하고, KDB생명 앞으로 1,500억원의 자본확충을 하는 계약이다. 

2010년 산업은행은 금호그룹 부실 여파로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한 바 있다. 이후 여러 차례 매각 작업을 진행했지만 어려움을 겪었으며, 지난해 말에야 겨우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JC파트너스는 향후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심사를 통과하면 KDB생명의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은 이상,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DB생명은 11년 만에 새로운 대주주를 맞이하게 됐다. 향후 관심은 대주주 교체 후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집중될 전망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선 비경상적 지원 약화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만큼,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 될 모양새다.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산업은행과 JC파트너스가 SPA를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KDB생명을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다. 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변경되는 경우, 계열의 지원가능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 지난해 7월 KDB생명을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던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 신용평가사, 비경상적 지원 약화 우려↑

한국기업평가 측은 “대주주 변경은 계열 지원 가능성 측면에서 부정적”이라며 “현재 KDB생명 신용등급에는 유사시 산업은행 지원가능성이 1노치 상향조정 요소로 반영돼 있다. 그러나 대주주가 JC파트너스로 변경될 경우, 계열 지원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모펀드의 경우, 설립 목적상 투자회사의 가치를 높여 그 수익을 출자자에게 배분한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지분구조가 분산돼 있어 투자회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이유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같은 이유로 KDB생명을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다. 무디스 측은 “매각 후에도 산업은행과의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지만, 사모펀드로의 소유권 변경은 수익성·시너지·잠재적 지원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KDB생명의 경영전략과 재무정책·수익성·자산건전성·자본적정성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향후 매각 절차와 대주주 변경 후 사업안정성 및 재무위험 변화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 할 방침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대주주 변경이 사업안정성, 재무건전성 등 자체 펀더멘탈(기초체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추가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며 “KDB금융그룹 계열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향유 할 수 없게 될 경우, 영업력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 매각절차 진행 과정과 대주주 변경 이후 예상되는 사업안정성 및 재무위험 변화에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주주 변경 완료시, 신용등급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JC파트너스는 KDB생명 인수 후 공동 재보험업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JC파트너스는 동사 인수 후 공동재보험업 진출 등 보험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비즈니스 전환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따른 체질 개선 여부 또한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전했다.  

과연 KDB생명이 이 같은 우려를 딛고 신용등급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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