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중고차 등록 집계, 거래량 상위 1~9위 벤츠·BMW·아우디
실제 중고차 시장도 독일차 인기, 케이카 톱10 중 9종 독일차
BMW, 성별 불문 최애 자동차… 3·5시리즈 시장 최상위권

중고차시장이 완성차 대기업 현대자동차의 진출 천명으로 들끓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중고차시장에서도 독일차의 인기가 뜨겁다.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독일자동차 브랜드가 수년째 인기를 누리며 최상위권을 석권하고 있다. 지난해 수입차 업계의 국내 판매 순위도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 순으로 1~4위까지 싹쓸이했다. 뿐만 아니라 독일차 브랜드는 신차 시장을 넘어 중고차 시장에서도 인기가 절정이다. 지난해 중고차 거래 상위 10개 모델을 집계한 결과 단 한 차종을 제외하고는 모두 독일차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중고차 시장에서도 똑같은 현상을 보였으며, 독일차 인기를 실감케 했다.

12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의 2020년 결산 자동차 등록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중고차 등록 상위 10위 수입차량 모델’에 오른 차량 대부분이 독일차 브랜드다. 중고차 매입·매도·상사이전·알선·개인거래 등 모든 부분에서 지난해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중고차는 BMW 5시리즈(6세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BMW 5시리즈 6세대 모델 중고차의 총 거래대수는 2만5,934대로 웬만한 수입차 브랜드 연간 판매량을 웃도는 정도다. BMW 5시리즈 6세대 모델의 거래 중 사업자거래 매도물량(판매량)만 놓고 보더라도 7,958대에 달하며, 개인 간 거래에서도 8,085대나 거래됐다.

이어 벤츠 E클래스 5세대와 4세대 모델이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으며, △아우디 A6(7세대) △BMW 3시리즈(6세대) △벤츠 C클래스(4세대) △BMW 5시리즈(7세대) △벤츠 S클래스(6세대) △아우디 A4(4세대) 등 9위까지 전부 독일차 브랜드가 장악했다. 중고차 등록 10위는 미니(해치백 3세대) 브랜드로, 태생은 영국이지만 BMW그룹 소속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1~10위 전부 독일차라고 해도 무방하다.

벤츠·BMW·아우디 3사의 차량 중고매물 거래가 활발한 것은 실제 중고차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케이카(K-Car)로부터 제공받은 지난해 중고차 거래 상위 톱10 모델을 확인한 결과에서도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독일 3사가 최상위권을 차지한 것은 동일했으며, 폭스바겐이 7세대 골프와 뉴 티구안을 앞세워 7·8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9위에는 미국차 브랜드 포드의 준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익스플로러가 이름을 올렸고, 10위는 현재 BMW에서 판매 중인 7세대 5시리즈(G30)가 차지했다.

카이즈유 중고차 등록 데이터와 실제 시장에서 동일하게 나타난 점은 BMW 6세대 5시리즈(F10) 모델이 거래량 1위에 오른 점이다. BMW는 현재 수입차 시장에서 벤츠에 뒤지고 있는 것을 중고차 시장에서 설욕하는 모습이다.

BMW도 한때 벤츠를 꺾고 한국 수입차 시장 1위를 장기간 차지한 이력이 있다. 6세대 5시리즈가 출시·판매된 2010년~2017년 가운데 2015년까지 6년간 BMW는 벤츠를 꺾고 한국 수입차 시장 1위를 기록했다. 당시 연간 판매 상위모델에는 BMW 520d 또는 528 모델이 꾸준히 올랐다.

BMW 6세대 5시리즈(F10) 모델이 2020년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 BMW그룹코리아
BMW 6세대 5시리즈(F10) 모델이 2020년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 BMW그룹코리아

BMW 6세대 5시리즈의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은 239만대에 달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이러한 인기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BMW 6세대 5시리즈가 아직까지 높은 인기를 누릴 수 있는 이유로는 디자인과 효율성, 엔진성능, 넓은 실내공간 등을 꼽을 수 있다.

6세대 5시리즈는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아름답고 균형 잡힌 디자인을 인정받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6세대 5시리즈를 두고 무난하고 질리지 않는 디자인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또 실내 공간을 가늠할 수 있는 휠베이스(축거)가 2,968㎜로, 당시 동급 세단 차량들 중 긴 축에 속한다. 이를 통해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한 점도 소비자들의 선택 포인트로 작용했다.

이와 함께 지능형 경량 구조를 통해 안전성도 확보했다. 6세대 5시리즈는 당시 까다로운 유럽의 신차평가제도(뉴 NCAP) 충돌테스트에서 최고점을 획득함으로써 안전성을 입증했다. 2013년에는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LCI)를 거치며 상품성을 강화해 2017년 1월까지 판매됐다.

이러한 장점은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으로 이어졌으며, 소비자들에게 많이 판매된 만큼 중고매물 거래도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

BMW 6세대 5시리즈(F10)는 특히 남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케이카 성별 베스트 셀링 모델 중 남성이 가장 많이 구매한 수입차 1위에도 6세대 5시리즈가 올랐다.

BMW그룹코리아
BMW 6세대 3시리즈(F30) 모델이 중고차시장에서 남녀 모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 BMW그룹코리아

여성 소비자들도 BMW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소비자들은 덩치가 큰 5시리즈 보다는 상대적으로 콤팩트한 중형 세단인 BMW 6세대 3시리즈(F30)를 선호했다. 6세대 3시리즈는 2012년 출시돼 2018년까지 생산·판매가 이뤄졌다. 페이스리프트는 2015년 한 차례 이뤄졌다. BMW 6세대 320d 모델은 높은 연료효율(연비)로 유명하며, 스포티한 주행질감도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이 때문에 케이카 남성 베스트 셀링 모델 2위에 6세대 3시리즈가 선정되기도 했다.

BMW 3시리즈 6세대 모델 중 페이스리프트 전 모델의 경우에는 케이카와 엔카닷컴 등에서 판매되는 차량을 살펴보면 1,000만원대 초반~중반 정도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이 값이면 국산 준중형 차량보다 저렴한 축에 속한다. BMW 5시리즈 6세대 역시 비슷한 수준이다. 연식이 최근에 가까울수록 값은 높아지며, 2,000만원대 후반이나 3,000만원대에도 거래된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에서 BMW 6세대 모델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잔고장이 많이 없고, 디자인도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아 관리만 잘 한다면 구형의 느낌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며 “2013~2014년식 정도의 경우에는 취등록세와 보험료 등을 모두 합쳐도 2,000만원 미만으로 충분히 구매가 가능해 수입차 입문자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