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20년 11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국정원법 처리 연기를 내용으로 한 여야 합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20년 11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국정원법 처리 연기를 내용으로 한 여야 합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남자 아이돌 성 착취물’ 비판을 받는 ‘알페스(RPS·Real Person Slash)’를 놓고 사회적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정치권도 이 문제를 제기하며 공론화에 시동을 걸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알페스는) 제2의 n번방 사태”라며 “알페스를 만들어 돈 받고 불법 유포하는 음란물 유포자는 강력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페스’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소재로 소설이나 만화 등을 창작하는 팬덤 문화로 알려졌다. 다만 망상에 기반한 실존 남자 아이돌의 동성애 등을 주로 다루는 데다 구체적인 성행위 장면까지 묘사하고 있어 성적 대상화, 성 착취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하 의원은 “문제는 이 음란물을 사고 파는 시장까지 형성돼 있었다는 것”이라며 “심지어 요청자가 돈을 주면 원하는 사람 얼굴로 성 착취물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도 있었다. 제 2의 n번방 사태라 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직접 ‘알페스’ 판매 사이트에 접속해 실태를 목격했다고 했다. 그는 “남자 아이돌 간 노골적인 성행위 장면은 그대로 노출됐고, 구매자들은 ‘장인정신이다’ ‘눈이 즐겁다’ ‘대박이다’라며 극찬했다”며 “심지어 고등학생으로 설정된 남자 아이돌이 성폭행을 당하는 소설까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성범죄 가해자가 늘 남성이고 피해자는 여성이라는 고정관념은 점차 옅어지고 있다”며 “아이돌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지나치면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관계 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 일깨워야 한다”고 말했다. 성범죄에는 남녀 구분이 없다는 주장이다.

‘알페스’ 문제는 최근 스무살 여성으로 설정된 AI(인공지능) 챗봇 ‘이루다’가 이용자들의 성희롱·성적 대상화 논란으로 지난 11일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 사태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다만 ‘이루다’는 인공지능이고 ‘알페스’는 실존 인물, 더구나 평균 연령대가 10대 후반에서 20대가 대다수인 저연령대 아이돌을 다룬다는 점에서 더욱 큰 파장이 일 전망이다.

하 의원은 실제 ‘알페스’ 판매 사이트에서 유통되고 있는 음란물과 이용자 반응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해 공유하면서 “남자 아이돌 성 착취물이 놀이문화라 여겨진다면 공정한 법 집행으로 모든 이에게 경각심을 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페스’문제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미성년 남자 아이돌을 성적 노리개로 삼는 알페스 이용자들을 강력히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12일 오전 기준 16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알페스는 실존 남자 아이돌을 동성애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표현을 통해 변태스러운 성관계나 강간을 묘사하는 성범죄 문화”라며 “적극적인 행정조치로 한 시라도 빨리 알페스 이용자들을 강력 처벌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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