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렉키로나주, 코로나19 바이러스 농도 감소 빨라… 회복기간 단축
종근당 ‘나파벨탄’ 해외 임상2상 결과 발표, 90% 이상 증상개선율 보여

/ 셀트리온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속에 셀트리온과 종근당의 토종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임상2상까지 완료됐다. 식약처의 조건부허가가 이뤄지면 코로나19 치료제 공급이 즉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셀트리온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속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은 셀트리온으로 알려져 있으며, 종근당과 GC녹십자, 대웅제약 등도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코드명 CT-P59)가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 자리를 거머쥘 것이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먼저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글로벌 임상2상을 마친 렉키로나주 코로나19 치료제의 조건부허가를 신청했다. 조건부 허가는 임상3상 진행과 완료를 조건으로 임상2상까지의 결과만으로 의약품 시판을 우선 허용해주는 제도다.

식약처는 기존 180일 걸리던 허가 절차를 코로나19와 관련한 치료제·백신에 대해서는 40일로 대폭 줄여 코로나 팬데믹을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 렉키로나주는 이르면 이번달 말이나 다음달 초 시판이 승인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 글로벌 임상2상은 한국 식약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과 사전협의를 통해 디자인됐으며, 대한민국·루마니아·미국·스페인에서 총 327명의 환자가 참여해 지난 11월 25일 최종 투약을 완료했다. 이 임상은 약물 투약 직전 코로나19 감염이 최종 확인된 총 307명의 경증 및 중등증 환자들의 결과를 분석했다.

렉키로나주 임상2상 결과에 대해서는 지난 13일 행해진 ‘2021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에서 임상에 직접 참여한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직접 발표했다.

/ 셀트리온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 현재 식약처 조건부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 셀트리온

셀트리온 측에 따르면 렉키로나주는 전체 환자 중 입원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 발생률을 54%로 낮췄으며, 50세 이상의 폐렴 동반 중등증 환자에게 투약했을 때도 입원이 필요한 중증으로 악화하는 비율을 68%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증상이 사라지는 임상적인 회복을 보이기까지 시간도 줄어들었다. 코로나19 감염 환자들 중 렉키로나주를 투여한 군에서는 회복 기간이 5.4일, 위약 투여군에서는 8.8일로 3일 이상 차이를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취약 계층인 고연령층이나 이미 증상이 진행된 중등증 환자에게서는 효과가 더 좋았다. 렉키로나주는 폐렴을 동반한 중등증 환자의 회복 기간을 10.8일에서 5.7일로 5.1일 단축했고, 50세 이상의 폐렴 동반 환자의 회복 기간은 13일에서 6.6일로 6.4일이나 줄였다.

또한, 렉키로나주 투약 시 체내 바이러스의 감소 속도가 크게 빨라 위약군 대비 7일 기준 바이러스 농도가 현저하게 낮았으며, 위약군은 10일차 이후에야 치료군의 7일차 바이러스 농도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평가 결과에서도 전반적으로 렉키로나주 치료군에서 특이사항이 나타나지 않아 우수한 안전성을 증명했다. 임상시험용 의약품 투약 후 발생한 중대한 이상 반응이나 사망 및 투약 후 이상 반응으로 인한 연구 중단 사례는 없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렉키로나주는 코로나19 경증 및 중등증 환자에 투약 시 중증 환자로 발전하는 비율을 현저히 낮춤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것을 이번 임상을 통해 증명했다”며 “코로나19 유행 확산과 사태 악화 방지를 위해 백신은 물론 치료제도 반드시 필요한 옵션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를 조건부 허가가 승인되는 즉시 시판할 수 있도록 지난해 9월부터 인천 송도 생산시설에서 10만명분의 물량을 생산해놓은 상태다. 미국과 유럽에서의 긴급사용승인(EUA) 신청도 준비 중이다.

종근당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나파벨탄. 현재 러시아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유의미한 중간 평가를 받아들었다. / 종근당
종근당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나파벨탄. 나파벨탄의 러시아 임상2상이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종근당은 식약처에 조건부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 종근당

셀트리온에 이어 종근당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나파벨탄’의 러시아 임상2상 결과를 발표하고 “다양한 임상적 지표를 평가한 결과 통계적인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14일 밝혔다.

종근당은 러시아 임상 2상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 100여명에게 10일간 위약과 나파벨탄을 투약해 조기경보점수(NEWS)가 7점 이상인 고위험군 36명을 분석한 결과, 통계적 유의성 지표인 ‘우월 효과(p-value)’가 0.012로 입증 목표인 0.05 이하에 확실하게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조기경보점수는 코로나로 인한 폐렴 환자의 치명도를 예측하는 지표로, 7점 이상의 고위험군 환자는 사망확률이 18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근당 임상2상에서 고위험군 환자에게 나파벨탄을 10일 동안 투약한 결과 61.1%의 증상 개선율을 나타내 표준치료(대조군)의 11.1%에 비해 우월한 효과(p-value 0.002)를 보였다. 또한 전체 임상기간인 28일 동안 나파벨탄을 꾸준히 투약한 결과에서는 94.4%(p-value 0.016)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증상개선율을 나타냈다. 회복에 도달하는 기간에서도 표준치료군의 14일에 비해 나파벨탄 투약군은 10일로 단축(p-value 0.008)되는 등 유의미한 결과값을 확인했다고 종근당 측은 설명했다.

이 외에도 종근당 측은 주목할 점으로 전체 100명의 임상 중에서 표준치료군에서는 질병의 진전으로 인한 사망사례가 4건이 발생한데 반해 나파벨탄 투약군에서는 사망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이는 나파벨탄이 고위험군 환자에서 증상의 악화로 인한 사망 환자 발생을 막아주는 약제로의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근거라는 얘기다.

종근당은 러시아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내에 식약처에 임상 3상 승인 신청과 함께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코로나19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임상 3상에서는 국내외 대규모 환자군을 통해 나파벨탄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나파벨탄이 중요한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러시아 외에도 호주, 인도, 멕시코, 세네갈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임상을 통해 나파벨탄의 탁월한 치료 효능을 입증하고 해외에서의 긴급사용승인 신청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과 종근당 외에도 GC녹십자와 대웅제약 등 국내 제약사에서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