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AI학습 사용된 딥러닝 대화 모델 전량 폐기… “개인정보 동의 절차 강화 계획”
“문제점 해결하고 완전히 새로운 딥러닝 모델과 DB 개발해 향후 서비스 할 것”

이루다의 개발사 AI 전문 스타트업 ‘스캐터랩’은 15일 이루다의 데이터베이스와 AI 학습에 사용된 딥러닝 대화 모델을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스캐터랩 측은 “이루다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완전히 새로운 딥러닝 모델과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해 향후 서비스를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루다 홈페이지 캡처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개인정보유출로 홍역을 치렀던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의 모든 데이터베이스(DB)와 딥러닝 모델이 결국 폐기된다. 지난해 12월 23일 정식서비스를 시작한지 24일만이다.

이루다의 개발사 AI 전문 스타트업 ‘스캐터랩’은 15일 이루다의 데이터베이스와 AI 학습에 사용된 딥러닝 대화 모델을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 ‘연애의 과학’과 ‘텍스트앳’에서 이용자의 동의를 받고 수집됐던 기존 데이터는 데이터활용을 원하지 않는 이용자로부터 신청을 받은 후, 해당 이용자의 데이터를 모두 삭제할 예정이다. 이는 향후 딥러닝 대화 모델에도 이용되지 않는다.

스캐터랩은 개인정보유출 문제 발생 위험에 대해선 “이루다의 DB는 비식별화 절차를 거쳐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문장 단위로 이뤄져 개인 식별이 가능한 데이터는 포함 돼 있지 않고, 딥러닝 대화 모델 역시 비식별화 절차를 거친 데이터만 학습해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없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용자들의 불안감을 고려해 이루다의 데이터 베이스 및 딥러닝 대화 모델을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현재 스캐터랩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및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에게 지난 12일부터 개인정보유출과 관련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조사 항목은 △개인정보보호법의 제15조(개인정보의 수집·이용) △제18조(개인정보의 목적 외 이용·제공 제한) △제22조(동의를 받는 방법) 등과 더불어 가명정보 처리에 관한 특례 준수 여부 등이다.

스캐터랩은 “한국인터넷진흥원과 개인정보위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조사가 종료되는 즉시 이루다 DB와 딥러닝 대화 모델의 폐기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라며 “관련 후속 조치는 각 어플리케이션 공지를 통해 안내 받을 수 있으며, 향후 신규 가입 및 서비스 이용시에는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 절차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루다 이용자들은 이번 스캐터랩의 결정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누리꾼은 “이루다를 재미있게 이용했었는데 폐기가 된다니 너무 아쉽다”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돌아올 수 있을까 기대했으나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다만 <시사위크>가 스캐터랩 측에 문의한 결과 이루다 자체가 완전히 폐기되는 것은 아니며, 돌아올 가능성은 있는 듯하다. 기존 데이터 베이스 및 학습 내용은 사라지지만, 개발된 AI 자체가 폐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으로 치면 머릿속의 기억을 삭제하고 새로운 기억을 심는다고 볼 수 있다.

스캐터랩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루다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 드릴 수 있다.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완전히 새로운 딥러닝 모델과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해 향후 서비스를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다만 현재 이루다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지 등 미래 모습에 대해선 내부에서 논의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찾아뵙기는 어려울 듯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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