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이 의사 국가고시에 응시한 뒤 합격한 데 대해 야권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이 의사 국가고시에 응시한 뒤 합격한 사실이 알려지자 야권이 일제히 맹비난을 펼쳤다. 정부‧여당의 공정성 문제를 재차 점화하며 약점을 파고들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는 2021년 제85회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의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법원에서 입시비리 혐의를 다투고 있는 상황임에도 시험에 응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졌다. 앞서 법원은 조씨의 고려대, 부산대 의전원 등에 제출한 인턴 증명서 등 서류 7개가 허위라며 정 교수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 전 장관 부부에게 말씀드린다. 두 분은 이미 이 땅의 힘없고 빽없는 수많은 국민들에게 엄청난 좌절과 분노를 안겨줬다”며 “마지막 양심이라도 있다면 조 전 장관이 직접 나서 딸의 의료 행위나 수련의 활동을 막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국 전 장관 딸의 의사 자격취득 문제는 올바른 사회적 성공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국민적 원칙과 기준의 문제”라며 “최종심에서 정경심 교수의 형이 확정된다면 조국 전 장관 딸의 의사면허는 공정을 파괴하고 대다수 국민을 가재, 붕어, 게로 만든 범죄의 수익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야권은 연일 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17일) 논평을 통해 “7대 허위스펙자 조국 전 장관의 자녀가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다고 한다”며 “허위경력이 들통나고도 기어이 국시에 응시한 조국 일가의 뻔뻔함도 이해 불가지만,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와야 입학 취소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대학 측 입장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매한가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정농단 사건 핵심 인물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도 꺼내 들었다. 정씨와 비교를 통해 여권의 ′내로남불′을 지적한 것이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시비리에서 정유라와 조민은 다를 바 없는 ‘부모 찬스’, ‘불법 입학’이다. 그런데 정유라는 법원판결 이전 입학취소 됐고 조민은 확정판결 이전 의사고시까지 본다”며 “입시비리와 형사처벌에도 진보‧보수 차별이 있나?”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 역시 이날 회의에서 “정유라의 말(馬)이 범죄수익이라면 조국 전 장관 딸의 의사면허 역시 범죄수익이라는 것을 논리적으로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무슨 경사라도 난 듯 축하하는 사람들은 이 땅의 공정과 정의를 파괴한 범죄의 공범”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더 이상 진영 논리에 빠져 범죄에 동조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의료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대부분의 의사와 의과대학생들이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분노를 했고,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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