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성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부사장이 케이뱅크 새 행장으로 낙점됐다. /케이뱅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서호성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부사장이 케이뱅크 새 행장으로 낙점됐다. 케이뱅크 행장으로 KT 출신이 아닌 인사가 추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산업 전반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인사인 만큼, 안팎의 기대감이 쏠리고 있는 모습이다.  

◇ 케이뱅크, ‘비(非) KT 출신’ 행장 첫 발탁  

케이뱅크는 지난 15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서호성 부사장을 3대 은행장 최종 후보로 이사회에 추천했다고 18일 밝혔다. 

케이뱅크 임추위 측은 추천 배경에 대해 “서 후보자는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풍부한 경험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기업 가치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마케팅 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다”라며 “여기에 투자 유치 및 M&A, 글로벌 감각까지 갖춰 추가 증자와 ‘퀀텀 점프’를 모색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차기 선장으로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서 후보자는 신용카드,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 금융산업 전반에서 경험을 쌓은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1992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Bain&Company 이사, 현대카드 전략기획실장, 현대카드 마케팅본부장, HMC투자증권(현 현대차증권) WM사업본부장, 현대라이프생명보험(현 푸본현대생명) 경영관리본부장 등을 거친 바 있다.  

서 내정자는 “케이뱅크 3대 은행장 후보로 추천된 걸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라며 “혁신을 통해 거듭난 케이뱅크가 시장에서 ‘인터넷전문은행 1호’라는 명성에 걸맞은 가치를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조만간 임시 주주총회 승인을 열고 신임 행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이로써 케이뱅크는 이문환 전 행장이 중도 사퇴로 인한 경영 공백을 발 빠르게 메울 수 있게 됐다. 이문환 전 행장은 취임 10개월만인 지난 7일 돌연 사의를 표명하고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 조직 안정, 수익성 개선, 추가 증자 등 과제 수두룩  

경영 바통을 이어받을 서 내정자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2017년 4월 야심차게 문을 열었지만 최근 몇 년간 고전을 면치 못한 곳이다. 유상증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본난에 시달렸던 바 있다. 급기야 2019년 4월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1년 넘게 영업이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대주주 교체를 계기로 겨우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7월 BC카드를 최대주주로 맞이하며 자본을 확충했다. 당초 케이뱅크 최대주주에는 KT가 올라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주주적격성 심사에서 어려움을 겪자, KT는 자회사인 BC카드를 케이뱅크 최대주주에 올리는 우회 전략을 택했다. 

유상증자로 숨통이 트인 케이뱅크는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인 영업 재개에 나선 상태다. 업계 최초로 아파트 담보대출을 출시하고 주요 주주와의 협업 전략을 펼치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이를 주도적으로 이끌던 이 전 행장이 최근 돌연 사퇴하면서 기존 사업 전략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피어올랐던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경영 키를 잡게 된 만큼 서 내정자의 부담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우선 과제는 갑작스런 경영 공백으로 흐트러진 조직 추스르기가 될 전망이다. 이후 경영 정상화 과제가 그의 어깨를 무겁게 누를 것으로 관측된다. 케이뱅크는 출범 이래 줄곧 만년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70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보다 손실이 39억원 감소했지만, 흑자개선까지 갈 길이 아직 까마득한 모양새다.

업계에선 케이뱅크가 보다 공격적인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추가 증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서 내정자의 중점 과제는 수익성 개선뿐만 아니라, 추가 증자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케이뱅크가 올해 최대 4,000억원 규모의 추가 증자를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 내정자는 이 같은 추가 증자 작업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주주들로부터 증자 참여를 이끌어 내는 작업이 녹록지 않은 만큼, 서 내정자의 어깨는 무겁다. 과연 서 내정자가 케이뱅크의 도약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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